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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의 고통 속에서 보낸 40년…희소질환 진단받고 회복 길 열려

오진의 고통 속에서 보낸 40년…희소질환 진단받고 회복 길 열려
▲ 비정상 음부 신경

오진의 고통 속에서 40년 세월을 보낸 60대가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에서 희소 질환인 음부신경병증 진단을 받아 치료의 길이 열렸습니다.

강원 춘천에 사는 A(68) 씨는 1986년 군 전역 직후 갑작스레 앉아 있기도 어려울 정도의 통증을 느꼈습니다.

한의학 치료, 민간요법, 대학병원 진료 등 모든 방법을 시도했으나 통증은 되레 심해져 그는 정확한 원인도 모른 채 40년 동안 바닥에 앉지도 못한 채 생활해야 했습니다.

A 씨 일상의 전환점은 양진서 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교수를 만나면서 찾아왔습니다.

양 교수는 A 씨의 증상을 면밀히 확인해 통증의 원인이 음부신경 압박에 의한 '음부신경병증'에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음부신경병증은 좌골신경 안쪽에서 나오는 2∼3㎜ 크기의 음부신경이 천골 인대와 천골결절인대 사이에서 눌리면서 발생하는 말초신경질환입니다.

앉아 있는 자세에서 음부신경이 강하게 압박돼 음부, 회음부, 항문 주변에 극심한 통증과 운동 기능 장애가 나타납니다.

주로 오래 앉아서 생활하는 직업군에서 나타나며 자전거·스쾃·러닝 등의 고강도 운동으로 발생하는 반복적인 신경 마찰에 의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골반 수술 후 직접적인 신경 손상, 외상이나 분만 과정에서의 물리적 충격, 골반 근육의 과도한 긴장이나 염증도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발병률은 10만 명당 약 1명꼴로 보고되는 희귀 말초신경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단순 염좌·척추 질환으로 오진하는 경우를 고려하면 실제 발병률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음부신경병증 환자의 임상 증상은 척추질환과 유사한 점이 많아 다수의 환자가 척추 추간판(수핵) 탈출증이나 협착증 혹은 퇴행성 디스크로 오진받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에는 가벼운 약물 치료나 일상생활에서의 스트레칭 등으로 음부신경, 골반 주변 근육을 이완시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심한 경우 수술을 통해 압박된 음부신경을 풀어주는 감압술이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A 씨 역시 감압술을 통해 일주일 만에 통증이 크게 줄어 40년 만에 바닥에 앉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음부신경병증 예방을 위해서는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를 유지하기보다 때때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탈 때는 충격을 흡수하고 압력을 완화해 주는 안장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골반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지 않도록 규칙적인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필요하며 여성의 경우 분만 후 골반 회복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양 교수는 "허리나 엉덩이가 아프다고 해서 반드시 척추 문제가 아닐 수 있으며 다른 원인에 의한 증상일 가능성도 있다"며 "지금 치료 중인 병원에서 진료받았는데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한다면 다른 질환, 특히 말초신경 질환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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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빡!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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