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제강점기, 일본 해저 탄광에서 조선인 136명이 수몰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희생자들의 유골이 83년 만에 하나둘 발견되고 있습니다.
문준모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과거 조세이 탄광이 있던 곳.
한국인 잠수사가 갱도 조사를 위해 출발합니다.
[힘내세요.]
약 4시간 조사 끝에 드디어 두개골 한점이 발견됐습니다.
[김경수/잠수사 : 어제 저희가 유골을 발견했던 그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시신) 한 구일 수도 있고.]
어제(25일) 대퇴부 추정 뼈 등 유골 세 점도 같은 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지난 1942년 탄광 수몰 사고로 강제 징용 조선인 136명과 일본인 47명이 물 아래 갇혀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일본의 한 시민단체가 갱도 조사를 시작한 후 유골 발견은 처음입니다.
[김수은/잠수사 : 어제 추정한 것보다 더 많은 유해가 있을 걸로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이 되거든요.]
제 뒤로 보이는 이곳이 광부들이 드나들었던 갱도 입구입니다.
처음에는 이곳을 통해서 본 갱도로 진입하려고 했지만 실패했고요, 어제 저 바다 위로 보이는 배기구를 통해서 진입한 끝에 유골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240m나 잠수해 본 갱도로 들어갔고, 여기서 희생자를 발견한 겁니다.
[이노우에 요코/'조세이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 대표 : 일본이 일으킨 전쟁과 식민정책 때문에 여기서 숨진 분들이 아직도 저기 많이 계십니다. 일본 정부는 이분들을 내버려둘 것입니까.]
그동안 공식 조사에 소극적이었던 일본 정부도 유골이 나온 만큼 더 방관할 순 없을 걸로 보입니다.
고령 유족들은 마음이 급합니다.
[양현/일본조세이탄광희생자 한국유족회 회장 : 그분들을 빨리 편안하게 모시는 게 우리 사명 아니냐, 우리 할 일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드네요.]
관련 시민단체들은 양국 정부가 나서 유전자 감식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문현진, 영상편집 : 김종태, 디자인 : 강경림·제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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