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세계유산 등재 후 침수된 반구대 암각화, 36일 만에 물 밖으로

세계유산 등재 후 침수된 반구대 암각화, 36일 만에 물 밖으로
▲ 1일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의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 모습

큰비가 오면 물에 잠기는 울산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이후 처음으로 물에 잠겼다가 36일 만에 물 밖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물정보포털에 따르면 울주군 사연댐 수위가 53m를 넘으면 반구대 암각화가 침수되는데 어제 오후 4시 기준 수위가 52.99m로 낮아졌습니다.

사연댐은 반구대 암각화를 기준으로 대곡천을 따라 4.5㎞ 상류 지점에 있습니다.

수위 조절용 수문이 없는 자연 월류형 댐이어서 큰비로 댐 저수지가 가득 차면 상류 반구대 암각화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댐 만수위 표고가 해발 60m인데, 반구대 암각화는 53∼57m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즉 댐 수위가 53m만 돼도 반구대 암각화 부분 침수가 시작되고, 57m가 넘으면 완전히 물에 잠기는 것입니다.

반구대 암각화는 지난달 19일 오전 5시 사연댐 수위가 집중 호우 영향으로 53m를 넘으면서 물에 잠기기 시작했으며, 같은 날 오후 1시 수위가 57.03m로 높아지면서 암각화 전체가 완전히 침수됐습니다.

통상 계곡부에 모인 빗물이 시간을 두고 꾸준하게 댐에 유입되는 데다가, 8월 초 중순에 또다시 많은 비가 내려 사연댐 수위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이달 14일부터 강수량(울산기상대 관측 기준)이 없고 불볕더위가 지속하면서 차츰 댐 수위가 낮아졌고,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7월 12일) 후 1주일 만에 물에 잠겼던 반구대 암각화는 꼬박 한 달 넘게 물속에 있다가 비로소 수몰 신세에서 벗어났습니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등 2개 바위그림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번 침수 직전에는 2023년 당시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8월 10일부터 74일간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긴 적이 있습니다.

이후로는 올해 7월까지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길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아 수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반구대 암각화는 침수에 따른 훼손 가속화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암각화 보존을 위해 댐 수위를 낮게 유지하는 방법이 최선인데, 울산시민의 식수원 확보를 위해서는 댐 수위를 마냥 낮출 수만은 없습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큰비가 오면 물을 빨리 빼낼 수 있도록 댐 여수로에 수문을 설치하는 사업을 현재 추진하고 있습니다.

내년 하반기 착공 등 제반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2030년 준공 가능할 전망입니다.

이와 관련해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내일 오후 반구대 암각화 현장을 방문해 '울산권 맑은 물 공급사업' 등 식수원 확보를 위한 현안을 점검할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귀에 빡!종원
댓글 아이콘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