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원 강릉에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주민들 식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상수원 저수율은 이미 20% 밑으로 떨어졌고 농사용 물까지 부족해지면서, 주민들은 기우제까지 올리는 상황입니다.
보도에 조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마을 통장이 분주히 이웃집을 찾아다니며 수도 계량기 밸브의 용량을 50%로 맞춥니다.
세대별 계량기를 잠그는 제한급수 시행 나흘 만에 진행률은 87%까지 올라갔습니다.
[이경빈/마을 통장 : 날씨가 날씨여서 나오면 계속 땀이 막 안에 줄줄 흐르는데…. (협조는 다 잘 되나요?) 아주 잘 되고 있습니다. 협조는 이상 없이 잘해줘요.]
공원의 화장실은 속속 문이 닫히고 바닷가 주변 화장실에도 폐쇄 예정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가을 농사를 시작하는 들녘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김장용 무 배추를 심을 시기인데 심어 놓은 모종이 바짝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수백만 원씩 자비를 들여 관정을 뚫고 종일 스프링클러를 돌려도 정상적인 수확을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김동창/농민 : 계속 물을 줘야 됩니다. 물을 안 주면 이게 살지 못하죠. 뭐 돈을 들여 가지고 장비도 구입해야 하고 물도 퍼야 하고 이러니까 인력도 많이 든다고 봐야 합니다.]
강릉시 상수원인 오봉 저수지의 저수율은 18.3%로 평년의 26% 수준, 제한 급수 첫날보다 3%p 더 줄었습니다.
저수지 수문 근처 바닥도 바짝 말라 있습니다.
1983년 준공 이후 42년 만에 가장 낮은 저수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 한 방울이라도 더 모으기 위해 상류에서는 물줄기를 정비하고 인근 하천수를 상수원으로 쓰기 위한 수로 공사도 벌이고 있습니다.
대관령에서는 기우제까지 열렸습니다.
강릉단오제보전회가 가뭄 해갈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우제를 올리고 굿을 벌였습니다.
강릉시는 저수율이 15% 밑으로 내려가면 제한급수를 75%까지 확대하고, 급수차 88대를 동원해 인근 시군과 다른 정수장에서 운반 급수를 실시할 예정이지만 당분간 이렇다 할 비 소식이 없어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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