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연구팀이 소금쟁이를 닮은 초소형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소금쟁이가 물 위에서 어떻게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건지, 그 비밀이 드디어 풀렸습니다.
정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다리가 6개 달린 소금쟁이 로봇이 물 위에 떠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다리길이를 합쳐 10cm 정도 크기지만 무게는 고작 0.23g밖에 되지 않습니다.
가볍게 만들면 떠 있긴 쉬워도, 다리가 가늘고 약해 힘차게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연구팀은 소금쟁이의 한 종류인 '부채 다리 소금쟁이'를 집중 관찰해 힌트를 얻었습니다.
소금쟁이 로봇의 다리를 물에 넣으면, 즉시 21개의 인공 털이 부채꼴 형태로 펼쳐집니다.
펼쳐지는 시간은 단 0.01초, 로봇은 이 부채꼴 털을 노처럼 활용해 빠른 추진력을 얻습니다.
그리고 다리를 살짝 올려 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 인공 털은 오므라듭니다.
[고제성/아주대학교 교수 : 표면장력이 아주 가장 큰 힘입니다. 못 빼요, 이렇게 그냥 가만있으면. 이거를 이렇게 오므라들지 않으면 얘가 아무리 힘을 줘도 물이 잡아당겨서 밖으로 뺄 수가 없습니다.]
기존 연구는 이런 부채 다리 소금쟁이 다리 끝 털이 근육의 힘으로 움직인다고 보고, 모터를 이용해 구현하려다 번번이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연구팀은 근육의 힘이 아닌, 탄성 모세관 현상으로 순식간에 펼쳐진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물속에 붓을 담그면, 붓털이 풀어졌다가 물에서 꺼내면 젖은 채 도로 뭉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이걸 이용해 물에선 탄성력으로 펼쳐지고 물 밖에선 물 분자끼리 끌어당기는 표면장력의 힘으로 스스로 오므라들도록 발끝의 인공 털을 만들었습니다.
마침내 물 위를 다니는 소금쟁이 로봇이 탄생했습니다.
해당 기술은 초소형 로봇 개발 등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사이언스지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습니다.
(화면출처 : UC 버클리,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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