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드아일랜드 프로비던스 지방법원의 한 법정.
주차 위반으로 소액 판결을 받게 된 한 남성이, 자신의 아들과 함께 출석했습니다.
이들과 인사를 나누던 프랭크 카프리오 판사가 허락을 구하더니,
[ 프랭크 카프리오 / 판사: 아이를 제 무릎에 앉혀도 될까요? ]
[ 네 괜찮습니다. ]
이윽고 남성의 아들과 함께 재판을 주재합니다.
[ 프랭크 카프리오 / 판사: 네 아버지는 주차 위반을 저질렀는데 나는 세 가지 판결을 내릴 수가 있단다. 벌금 90 달러를 매기거나, 30 달러를 매기거나 또는 아무것도 매기지 않는다는 선택지인데. 내가 어떻게 하는 게 좋겠니? ]
[ 아들: 30 달러요. ]
예상치 못한 답변에 법정 안은 웃음보가 터지지만, 판사는 재차 아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 프랭크 카프리오 / 판사: 네 아버지와 거래를 좀 하려고 한다. 만일 아버지가 너를 데리고 아침 식사를 하러 가시면 벌금을 취소해줄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니? ]
[ 아들: 좋아요 ]
이처럼 아버지에게 벌금 대신 아들과의 아침 식사를 판결한 프랭크 카프리오 판사가 88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카프리오 판사는 이외에도 아들이 살해된 여성의 말에 공감하며 소액 벌금을 면제해주거나, 시급 3.84달러를 받는 바텐더의 신호위반을 눈감아주는 등 서민의 편에서 공감하는 판결로 화제가 됐습니다.
판사 재직 시절 직접 운영한 법정 일화 영상 계정은, 모두 10억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한 영상에서 "미국의 현실에서 누구나 정의를 누리진 못한다"며, "미국인의 90%가 의료, 부당한 퇴거, 재향군인 수당, 교통법규 위반 같은 문제와 홀로 싸워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카프리오 판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병이 재발해 재입원했음을 밝히면서, 기도 속에서 자신을 기억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카프리오 판사의 부고를 전하며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판사"로 소개했습니다.
( 취재: 정혜경 / 영상편집: 소지혜 / 디자인: 이수민/ 자료출처: 유튜브 Caught in Providence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
[자막뉴스] 벌금 대신 아침식사 권하던 판사 별세…"가장 따뜻한 판사"
입력 2025.08.22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