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9경기에서 1무 8패의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습니다.
8연패에 빠진 롯데에 가장 뼈아팠던 경기라면 그제(17일) 삼성 라이온즈전이 꼽힙니다.
롯데는 0-3으로 끌려가다가 모처럼 폭발한 타선 덕에 7-3으로 경기를 뒤집은 채 8회 초를 맞이했습니다.
투수들의 제구 난조로 1아웃 만루 위기에 봉착했고, 타석에는 한 방이 있는 삼성 김영웅이 등장했습니다.
그러자 롯데는 정현수를 내리고 마무리 김원중을 조기 투입했습니다.
그러나 김원중은 김영웅과 8구 풀카운트 대결 끝에 동점 만루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 포크볼을 김영웅이 놓치지 않았습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오늘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그 장면을 복기했습니다.
그는 "홈런 맞은 건 내 책임"이라며 "내가 계속 포크볼 던지라고 벤치에서 사인을 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원중은 초구 포크볼이 볼이 되자 2구째는 직구를 던졌고, 이 또한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습니다.
이후 그는 6개 연달아 포크볼을 던졌고, 김영웅은 공이 눈에 익은 덕분인지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냈습니다.
김 감독은 "김영웅은 (유인구에) 따라 나오는 스타일이다. 4점 차라 볼넷을 줘서 밀어내기를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투수 입장에서는 볼넷 주기 그랬을 것 같다"고 김원중을 두둔했습니다.
결국 롯데는 연장 11회 혈투 끝에 8-8로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8연패' 꼬리표를 그대로 달고 잠실로 올라왔습니다.
김 감독은 "선취점을 뽑는 경기가 거의 없다. 선취점을 내면 작전이나 이런 것들을 구사할 게 많은데, 한 2점 주고 나면 어렵다. (타자들이) 못 치는 게 가장 문제"라고 짚었습니다.
선발로 등판하는 빈스 벨라스케즈에 대해서는 "오늘 던지는 걸 봐야 한다. LG 타자들이 만만하지 않다. 유인구에도 잘 안 속는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한 취재진이 'LG 타자들은 처음 보는 투수 공을 잘 못 친다'고 말하자 김 감독은 "우리가 더 못 칠 것 같다. 위로해 주려는 거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자조했습니다.
이날 롯데는 1군에서 벤치 코치로 일했던 김민호 코치를 2군으로 보내고 잔류군 총괄로 갔던 김민재 코치를 1군 벤치 코치로 불러 올렸습니다.
김 감독은 "2군에 현재 수비 코치가 없어서 김민호 코치가 내려가기로 했다. 1군 벤치 코치가 자리를 바꾼 거라고 보면 된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달 초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주장 전준우는 이날부터 1군 선수단과 동행해 가볍게 훈련을 시작합니다.
김 감독은 "복귀 시점은 9월 정도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