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최근 5년간 한 해 평균 100건 넘게 발생했습니다. 이 중에서도 전동스쿠터 같은 개인용 이동장치에서 불이 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배터리 화재를 막을 근본적인 대책은 없는지, 최승훈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기자전거들 사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불길이 치솟더니 폭발합니다.
지난해 9월 부산 벡스코 지하주차장 화재 영상입니다.
당시 소방 당국이 지목한 화재 원인은 리튬이온 배터리.
리튬이온 배터리 안에는 양극과 음극이 서로 닿지 않게 하는 '분리막'이 있는데, 두 극이 맞닿을 경우 열을 내면서 폭발이 일어납니다.
충격이나 과열 등으로 이 분리막이 망가지거나, 음극 표면에 들러붙는 금속이 분리막을 뚫고 양극과 닿을 때 화재 위험에 노출되는 겁니다.
용량이 크고 외부 충격에 자주 노출되는 전기 자전거나 스쿠터, 킥보드 배터리 사용에 더욱 주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제 최근 5년간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678건으로 평균 한 해 100건 이상, 이삼일에 한 번 꼴로 일어난 셈인데, 이 중 전동스쿠터를 비롯한 개인형 이동장치에서 난 불이 10건 중 9건을 차지합니다.
문제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과충전 되거나 과방전될 때 더 위험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반드시 국가통합인증, KC마크를 받은 배터리와 충전기를 사용하고, 충전 시간도 잘 지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백승주/한국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 : (충전) 한계선을 계속 유지시키는 것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한계가 넘어가면 과열이 발생하게 되니까.]
개인이 구매한 배터리는 주로 실내에서 충전하다 보니 이번 사고와 같은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전문가들은 전기차처럼 안전한 외부 충전 장소를 더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고왕열/우송대 재난소방안전관리과 교수 : 외부에 안전한 장소에 충전하거나 주차해 놓을 수 있는 장소들을 갖출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중국 상하이시는 지난 6월부터 전기자전거 배터리의 실내 반입을 금지해 위반 시 벌금을 부과하고 있고, 미국 뉴욕주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전민규, 디자인 : 임찬혁·최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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