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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스

일제 군사구조물 관광 자원화 추진

일제 군사구조물 관광 자원화 추진
<앵커>

부산 곳곳에는 일본이 조선인을 강제 동원해 만든 포진지나 방공호가 있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 일제의 수탈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인데, 이곳을 관광 자원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민재 기자가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국가 지정유산 명승지인 부산 태종대입니다.

잘 닦인 도로 옆 수풀을 헤치고 조금만 걸어 들어가 보니,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나옵니다.

기록에 따르면, 1904년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부산 곳곳에 지은 군사 구조물입니다.

척 보기에도 두꺼운 콘크리트, 외벽 두께만 족히 60cm가 넘습니다.

"태종대 곳곳에는 이런 포구대가 3곳이나 있습니다.

이곳은 일제가 조성한 해안포진지 탄약고인데, 이런 포구대는 가덕도와 오륙도 등에도 있지만 이곳처럼 원형이 잘 보존된 곳은 보기 드뭅니다.

곡사포를 보관하던 거치대도 옛 형태를 고스란히 갖추고 있습니다.

[권영주/부산초량왜관연구회 학술이사 : 1910년 한일합방됐잖아요. 한일합방 전 역사까지 우리가 여기 오면 다 알 수 있는 거예요. 이곳은 살아 있는 교과서죠. 책에도 나와 있는, 여기 와서 보면 아는 거예요. 일본이 어떻게 했는지.]

'수국 명소'로 유명한 태종사 인근에도 일제 동굴이 있습니다.

길이만 40미터에 달하는데, 일본군 방공호로 쓰이던 곳입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후반기에 지어져 군수물자가 부족한 탓에, 콘크리트를 바르지도 못했습니다.

모양은 다르지만, 하나같이 일제가 조선인을 강제동원한 수탈의 흔적입니다.

하지만, 부산 시민들은 지역에 이런 동굴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사실상 우리 한민족의 아픈 역사가 부산의 동굴에 매몰된 셈인데, 최근 역사 자원화가 시작됐습니다.

[권해옥/부산시설공단 태종대유원지사업소 소장 : 일제 잔재물이 원형 그대로 보관된 곳이 태종대 이곳이거든요. 이것을 잘 개발해 관광자원화할 수 있도록,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굴에 갇힌 역사를 끄집어내는 발굴 작업은 이제 시작입니다.

아픈 역사의 흔적을 다루는 '다크 투어리즘'이 관광도시 부산의 새로운 관광 아이템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립니다.

(영상취재 : 전재현 KNN)

KNN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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