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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강대국, 우크라이나는 아니다"…트럼프·젤렌스키 회담 앞두고 긴장 고조

"러시아는 강대국, 우크라이나는 아니다"…트럼프·젤렌스키 회담 앞두고 긴장 고조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 오후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납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요구 일부를 수용하라고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열리기 때문에, 두 사람의 지난 2월 백악관 회담처럼 노골적인 대립이 재현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로이터통신은 16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자국의 이익을 지켜야 하지만, 2월처럼 파국으로 끝나선 안 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전쟁 종결 방안을 논의했지만, 휴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16일) 러시아의 평화협정 요구에 우크라이나가 응해야 한다며 "러시아는 매우 큰 강대국이고 그들(우크라이나)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영토 '교환'을 논의했다고 공개하며 "합의에 꽤 가까이 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크라이나는 여기에 동의해야 한다. 어쩌면 '노'라고 할 수도 있지만"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동을 앞두고 노골적인 압박을 이어가는 것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요구를 거부해 협상이 결렬될 경우 책임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돌리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지난 2월 백악관 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언론 앞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모욕하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같은 장면이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을 전하며 18일 회동에 유럽 지도자들도 초대됐지만 실제 참석자는 불확실하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푸틴과의 회담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1시간 통화했고, 이어 나토와 유럽연합,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폴란드·핀란드 지도자들에게도 30분간 설명했습니다.

대화 내용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빠른 합의를 원하는 것 같다는 인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전달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에서 철수하면 러시아가 다른 전선은 동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현재 러시아는 루한스크주 대부분과 도네츠크주의 4분의 3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푸틴 대통령은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전에는 휴전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평화협정이 체결된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침공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로이터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토 할양 요구를 일관되게 거부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영토를 포기할 수 없으며, 특히 공업이 발달한 도네츠크주는 안보상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침공해 합병했고, 2022년에는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헤르손주, 자포리자주를 자국 영토라 선언했습니다.

러시아는 주민투표를 거쳐 이를 정당화하려 했지만 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올렉산드르 메레주코 우크라이나 의회 외무위원장은 로이터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이 아닌 평화협정을 고집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큰 위험"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원하는 협정에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가, '탈나치화'와 무장해제, 러시아어 공용어화, 러시아 정교회 허용 등이 포함돼 있다며, 이런 합의는 우크라이나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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