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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없다"던 명부 입수…'80년 만' 진실 밝혀지나

일본 정부 "없다"던 명부 입수…80년 만 진실 밝혀지나
<앵커>

광복 직후 일본에서 돌아오려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탔던 우키시마호가 침몰한 지 80년이 됐지만, 아직도 사고 원인은 물론 피해규모도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일본 언론인이 그동안 일본 정부가 없다고 주장한 승선자 명부를 처음으로 공개했는데요.

진상규명의 발판을 만든 그 언론인을 김덕현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1945년 8월 24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하던 일본 수송선 우키시마호가 교토에 기항하려다 선체 아래가 폭발하면서 침몰했습니다.

미군 해저 기뢰를 건드려 폭침됐고, 승선자 3천735명 중 524명이 숨졌다고 발표한 일본 정부.

그동안 승선자 명부는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5월 한 일본 언론인이 승선자 명부를 처음 공개했습니다.

명부가 없다고 주장해온 일본 정부 입장은 뒤집혔고, 올해 3월까지 3차례에 걸쳐 75건의 명부를 우리 정부에 넘겼습니다.

[후세 유진/일본 언론인 : 최소한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진상에 대해 설명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유족분들에 대해 밝히는 것이 일본 정부의 책임입니다.]

명부를 포함해 관련 자료 652건이 일본 후생노동성에 보관돼 있다고 밝힌 후세 씨는 이 가운데 자료 50건을 추가로 입수했습니다.

[후세 유진/일본 언론인 : (일본 정부가) 재일조선인 단체와 실제로 몇 명이 탔고, 몇 명이 죽었는지 (위자료를) 협상하는데, 협상 과정의 내용입니다. 유골 수습, 그런 관련 문서도 많이 있습니다.]

20년 전 정부 차원의 조사에서도 일본 정부가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진 겁니다.

[정혜경/전 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 조사과장 : 일본 정부가 자진해서 공식적으로 자료를 준 것은 처음이죠. 일본 쪽에다가 요구해서 같이 공동 조사를 제안할 필요가….]

그사이 사고 당시를 기억하는 생존자들은 모두 세상을 떠났고, 유족들도 고령이 됐습니다.

[전재진/우키시마호 폭침진상규명회 대표 : (사고에서 살아남은) 징용 대상자는 다 돌아가셨어요. 27년생이 막내였었거든요.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해요. 개인이 할 수가 없는 거예요. 빨리빨리 해야죠.]

명부의 중복 여부를 가려내는 등 정확한 피해 규모 확인에 나선 정부는 후세 씨의 자료를 살펴본 뒤 일본 정부에 공식 요청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습니다.

80년이 지난 우키시마호 침몰의 진상을 밝혀내기 위해선 진상 조사 전담 기구 재발족과 한일 공동조사위원회 제안 같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정성훈, 화면제공 : 김진홍 / 영화 '우키시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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