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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잘하면 자격있다"…2030 모집해 재건 노렸다

"싸움 잘하면 자격있다"…2030 모집해 재건 노렸다
<앵커>

20여 년 전에 와해된 폭력범죄조직이 다시 재건을 노리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주로 10~30대의 젊은 세대를 영입해서, 3개월 동안 합숙을 시키며 이른바 '처세 교육'을 했다고 합니다.

최승훈 기자입니다.

<기자>

검은 양복을 입은 남성들이 결혼식장에서 한 줄로 서더니, 민머리의 남성이 나타나자 두 손을 모으고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합니다.

서울 강서구 일대에서 활동한 폭력범죄단체 '신남부동파' 조직원들입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가 신남부동파 조직원 34명을 검거하고, 40대 부두목 A 씨 등 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1980년대 영등포 일대에서 '남부동파'로 활동하다 2003년 두목 전 모 씨가 검거되면서 와해됐지만, 2007년 막내급 조직원으로 가입한 A 씨가 재건을 주도해 다시 세를 불렸습니다.

[신남부동파 파이팅!]

주로 10~30대 지역 선후배에게 "싸움을 잘하면 자격이 있다"며 끌어들이거나, 교도소에 수감된 조직원이 교도소 안에서 물색한 동료를 출소 후 선배들에게 인사시키면서 신규 조직원을 영입했습니다.

새로 가입한 조직원은 3개월 동안 합숙하며 선배를 향해서는 말끝마다 "형님"을 붙여 복종하고, 90도 인사, 편지 작성 방법까지 배우는 등 '처세 교육'을 받았습니다.

30대 이상 조직원에게는 3년 7개월 동안 회비를 월 10~100만 원씩, 모두 2억 4천만 원을 거둬 단합 행사나 변호사비, 영치금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비상 연락망으로 조직을 통제하면서 행동강령과 명령을 어기거나 조직을 떠나면 집단 폭행으로 응징했습니다.

시민들을 향한 불법 행위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유흥업소에 인력을 보내는 보도방 업주를 폭행하며 월 20~150만 원의 '보호비'를 뜯었고, 청부를 받아 김포공항 인근 주차대행업체의 영업을 방해하거나, 특정 회사 주주총회의 진행을 가로막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조직원 거주지 등에서 도끼와 회칼 등 흉기도 압수했습니다.

[최재호/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3팀장 : 회칼은 '자기가 회를 좋아해서 그렇다'고 하고 도끼는 '캠핑을 좋아해서'라고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도주한 조직원 5명을 지명수배하고, 베트남에 머물고 있는 2명에 대해서는 여권을 무효화하고 적색수배를 내렸습니다.

(영상취재 : 김한결, 영상편집 : 박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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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빡!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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