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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코드 맞춘 미 인권보고서…친구는 면죄부, 반대편엔 가혹

트럼프 코드 맞춘 미 인권보고서…친구는 면죄부, 반대편엔 가혹
▲ 미국 국무부 전경

미국 국무부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엘살바도르, 이스라엘 등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일부 국가에 대한 비판이 대폭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유럽에선 표현의 자유가 훼손되고 있다고 경고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라질에 대해서는 비판을 강화해 정권의 입김이 지나치게 반영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2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 국무부가 이날 공개한 '2024 국가별 인권보고서' 이스라엘 관련 부분은 전년도와 대비해 서술 분량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에는 가자지구 전쟁으로 지난해 말까지 "약 100명의 인질"이 잡혀 있다고 지적했을 뿐 이스라엘의 봉쇄와 공습으로 인한 가자지구의 심각한 인도주의 위기나 민간인 사망자 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엘살바도르의 경우에는 교도소에서 정부의 승인 아래 살인과 고문이 자행되고 있다는 비판을 전년도 보고서에서 다뤘는데, 이번에는 "신뢰할 만한 중대한 인권 침해 보고 없음"이라고 기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껏 확고하게 이스라엘 지지 입장을 고수했고, 미국의 불법체류자 추방에 적극 협조하는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과도 친분이 두텁습니다.

이 보고서는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발발했다는 언급을 삭제했습니다.

반면 국무부는 유럽에서 표현의 자유가 훼손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유럽 각국이 혐오 발언을 막기 위해 온라인 규제 등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적했습니다.

브라질과 남아공에 대해서는 인권 상황이 악화했다고 나란히 지적했습니다.

두 국가의 경우 전년도 보고서에서는 인권 상황에 대한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기록된 바 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와 친분이 두터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하며 이를 명분으로 브라질에 50%의 관세 부과를 예고했습니다.

트럼프는 지난 2월에는 남아공 정부가 "인종차별"을 저질렀다며 모든 원조를 중단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인권보고서는 외교관 등의 보고를 종합해 매년 3∼4월쯤 발표되는 정부 공식 인권 평가 자료입니다.

가디언은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맞춰 보고서 초안을 수정하느라 발표가 수개월 늦어졌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각국의 성 소수자 권리 처우에 대한 비판이 대부분 생략된 데 반해 '생명', '자유', '개인 안전' 등 새로운 카테고리가 도입됐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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