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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위기' 여천NCC에 2천억 원 긴급수혈…한화·DL 갈등은 격화

'부도 위기' 여천NCC에 2천억 원 긴급수혈…한화·DL 갈등은 격화
▲ 여천NCC 제1사업장 야경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부도 위기를 맞은 여천NCC가 공동 대주주인 DL그룹의 유상증자 결정으로 자금지원 길이 열렸습니다.

그러나 공동 대주주인 DL그룹과 한화그룹이 이번 사태 책임을 두고 서로를 겨냥하며 주주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DL케미칼은 오늘(11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2천억 원 유상증자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습니다.

DL그룹 지주회사인 ㈜DL도 같은 날 이사회를 개최해 DL케미칼 주식 82만 3천86주를 약 1천778억 원에 추가 취득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승인했습니다.

이는 큰 틀에서는 여천NCC에 대한 자금 지원을 위한 조치지만 아직 지원을 완전히 결정한 단계는 아니며, 추후 여천NCC의 자구책 마련 등과 관련해 공동 대주주인 한화그룹 측과 협의를 거쳐 지원 여부와 금액을 확정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고 DL그룹은 설명했습니다.

1999년 4월 한화그룹과 DL그룹이 공동 설립한 석유화학 합작법인 여천NCC는 한화솔루션(옛 한화석유화학)과 DL케미칼(옛 대림산업)이 지분 50%씩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 3위 기업이지만 2020년대부터 본격화한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었습니다.

최근에는 전남 여수 3공장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3천100억 원의 자금 부족을 해결하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지난달 1천500억 원 추가 자금 대여를 승인한 한화와 달리 DL은 자구책 마련이 우선이라며 입장차를 드러냈습니다.

실제로 이날 유상증자 결정 이후에도 DL그룹과 한화그룹은 연이어 입장문을 통해 상반된 입장을 밝혔습니다.

DL은 "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여천NCC의 제대로 된 정상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DL케미칼은 한화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TFT를 통해 여천NCC의 경영 상황을 꼼꼼히 분석한 뒤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과 제대로 된 자생력 확보 방안을 도출해 실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올해 3월 DL과 한화가 각각 1천억 원씩 실행한 증자를 언급하며 "당시 여천NCC로부터 '증자가 진행되면 연말까지 현금 흐름상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상세한 설명 없이 양 주주사에 1천억 원 이상의 증자, 지급보증 또는 대여를 요청해 왔다"고 경과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거짓 또는 심각한 경영 부실' 어느 쪽이든 주주와 시장을 기만한 행위"라며 "아무런 원인 분석 없이 증자만 반복하는 것은 여천NCC 경쟁력에 해악을 끼치는 '묻지마 지원'이며, 이는 공동 대주주로서 무책임한 모럴 해저드이자 배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나아가 에틸렌 가격과 관련해 한화를 겨냥, "DL은 여천NCC 원료가 갱신계약에 최소 변동비 부분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협상하고 있지만 한화는 여천NCC가 손해 볼 수밖에 없는 가격만을 고수하는 등 자사에게 유리한 조건만 고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화는 "DL은 25년 동안 여천NCC를 통해 2조 2천억 원 배당금을 챙기고도 1천500억 원 지원을 거부하다 부도 위기를 일으켰다"며 "한화는 국세청 과세와 석유화학 시장 상황을 반영해 새로운 시가 계약 체결을 주장하고 있으나 DL이 이를 반대해 원부원료공급계약이 체결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한화는 여천NCC가 올해 초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대림케미칼에 판매하는 에틸렌, C4RF1 등의 제품과 관련해 저가공급으로 법인세 등 추징액 1천억 원을 부과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시장가보다 싼 거래로 대림그룹이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것으로 보여 법인세 추징액을 부과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DL이 공급받는 제품에 대해 시장가격으로 변경을 반대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위험에도 부당한 이익을 지키려는 것"이라면서 "한화는 저가공급으로 법인세가 추징된 가격 조건을 유지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생각해 시가가 반영된 조건으로 거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여천NCC 홈페이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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