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법 필리버스터…야 "영구 방송장악" 여 "방송 국민품에"

국민의힘이 어제(5일) 이른바 '방송 3법' 중 두 번째 법안인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습니다.

방송법 개정안이 어제부터 24시간 이어진 필리버스터 끝에 여당 주도로 의결된 뒤 방문진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또다시 반대 토론에 나선 겁니다.

국민의힘은 개정안이 진보·친여 성향 인사를 공영방송 이사에 앉히기 위한 "영구 방송 장악법", "민주노총 하청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토론에 나선 김장겸 의원은 "임명권자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는 물론이고, 현재 대한민국 헌법 체계 속 법률들에서도 유례를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례적이고 위헌적인 규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MBC 사장을 지낸 김 의원은 "진영과 학자들의 위선과 민낯이 드러난 법"이라면서 "특정 이념에 편중된 단체들의 영향력이 커짐으로써 공정한 이사 선임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의원은 "주인 없는 회사는 세월이 흐르면 결국 노동조합이 주인이 되고 상전이 된다"면서 "노동조합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노조가 정치적인 행위를 하게 될 때는 그건 노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러면서 "그저 어떻게 하면 민주노총 언론노조가 이사 추천권 다수를 확보해서 공영방송을 장악할 것인가 하는 얄팍한 계산만 숨어 있다"며 "그 정치적 이념은 종북 성향에 매우 가깝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민주노총 이력을 문제 삼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방송법과 상관없는 발언은 하지 말라"며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김 의원은 토론 도중 이춘석 의원의 '주식 차명 거래' 의혹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를 두고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은 방문진법 개정안을 통해 공영방송 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안 제안 설명에 나선 민주당 한민수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를 각 분야 대표성 등을 반영해 확대하고, MBC 사장 선출 방식을 보다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하는 내용"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는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주권 정부, 민주당의 꿈이 이제야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의원은 과거 MBC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뒤 복막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고(故) 이용마 기자를 언급하며 방문진법에 찬성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어제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더 이상 공영방송 사장 임명에 대통령이 개입하지 않겠다'며 대통령의 권한을 과감하게 내려놓은 방송법이 통과됐다"며 "방송법 통과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소속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방송법·방문진법 필리버스터 사회에 불참한 것과 관련, 토론 도중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는 사람 따로 있고 사회 보는 사람 따로 있다. 문제 있다고 생각한다"며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방문진법 개정안은 현재 9명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수를 13명으로 증원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합니다.

어제 김 의원은 7시간 남짓 반대 토론을 진행했고, 자정이 되면서 필리버스터는 후속 토론을 이어가지 못한 채 종료됐습니다.

7월 임시국회가 어젯밤 12시를 기해 끝나면서 토론 절차도 자동 종료된 겁니다.

이에 따라 방문진법 개정안은 이후 8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