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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도 물리치는 부부싸움 소리…영화 속 장면 가축보호에 활용

늑대도 물리치는 부부싸움 소리…영화 속 장면 가축보호에 활용
▲ 영화 '결혼 이야기'의 한 장면

'스칼릿 조핸슨과 애덤 드라이버가 늑대를 쫓아낸다?' 영화 '결혼 이야기'에서 부부로 출연한 두 배우가 극 중에서 격렬히 다투는 장면이 늑대 무리로부터 가축을 지키는 데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일(현지시간) '늑대에 대항하는 최신 무기-록밴드 AC/DC와 스칼릿 조핸슨'이라는 기사에서 늑대 퇴치에 쓰이는 다양한 방법들을 조명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서부의 일부 농장들은 늑대의 공격에 따른 가축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숲속에 있던 늑대들이 밤사이 농장으로 내려와 소나 양을 물어뜯는 일이 반복된 탓입니다.

정부가 1995년 멸종 위기에 놓인 늑대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 캐나다에서 데려온 늑대를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풀어놓으면서 피해 사례가 급증했습니다.

그러나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늑대를 포획할 수도 없어 농장주들은 속앓이만 할 뿐이었습니다.

오리건주의 한 목장은 최근 1년간 늑대에게 송아지 40여 마리를 잃기도 했습니다.

이에 미국 농림부는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으로 밤사이 활동하는 늑대를 포착해 확성기를 틀어 쫓아내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동원되는 소음은 불꽃놀이, 총성, 록 음악은 물론, 인간의 격렬한 부부싸움 소리도 있습니다.

호주 출신 록밴드 AC/DC의 곡 '썬더스트럭'과 영화 '결혼 이야기'(2019)에서 남녀 주연을 맡은 조핸슨과 드라이버가 격렬히 다투는 장면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노아 바움백 감독이 연출한 '결혼 이야기'는 한 부부가 이혼 과정에서 겪는 감정의 폭풍을 묘사한 작품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는 등 호평을 받았습니다.

미 농림부의 오리건주 지역 감독관 폴 울프는 이 영화의 부부싸움 장면을 사용한 것에 대해 늑대들에게 '인간은 나쁜 존재'라는 걸 인식시키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런 방법들은 효과가 있었습니다.

오리건주 남부 클라마스 분지 일대에서는 드론을 배치하기 전 20일간 늑대로 인해 소 11마리가 죽었지만 드론 순찰이 시작된 뒤 85일 동안은 2마리만 희생됐습니다.

다만, 일부 농장주들은 늑대들이 소음에 익숙해지면 이런 방법이 계속 효과가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습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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