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달 16일부터 보험으로 자동차를 수리할 때 순정 부품으로 불리는 OEM 부품 대신, 품질 인증을 받은 대체 부품을 우선 사용하도록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이 바뀝니다. 품질에 차이가 없으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부품을 많이 사용하면 보험료 인하로 이어질 거라는 게 금융 당국의 설명인데요. 다시 검토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이현영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자동차 정비업체입니다.
범퍼가 떨어지고 앞부분이 찌그러진 사고 차량이 즐비합니다.
대부분 보험 수리여서, 차주가 굳이 대체 부품을 원하지 않으면 OEM, 즉 순정 부품으로 수리됩니다.
[자동차 정비업체 관계자 : 될 수 있는 대로 정품을 추천해. 왜? 이거(순정 부품)를 끼워주고 하자가 있으면 말이 없는데 이걸 (인증 부품) 끼워주고 하자가 있으면 말이 있어, 시비거리가.]
[이재중/서울 강서구 : 안전과 관련된 부분은 저는 무조건 순정 부품으로 하는 편이고요. 목적 자체가 원상태로 돌려놓는 목적이기 때문에 순정 부품을 쓰는 게 당연히 맞다고 봅니다.]
그런데 오는 16일부터 갱신되는 자동차보험 계약에선, 품질 인증을 받은 대체 부품이 순정 부품과 동일하게 차량 수리 때 사용 가능한 부품 범위에 포함됩니다.
부품 가격과 조달 기간, 대차 비용 등을 고려해 더 저렴한 쪽으로 보험 수리 인정액이 책정됩니다.
즉, 순정 부품이 100만 원, 대체 부품이 65만 원이고 두 부품 모두 같은 시간 내에 조달 가능하다면, 대체 부품 수리비로 보험 처리되는 겁니다.
품질은 차이가 없는데 30~40% 싼 대체 부품 사용이 활성화되면, 보험회사 부담이 줄고 결국 보험료 인하로 이어질 거란 게 정부와 업계의 판단입니다.
[이경진/한국자동차부품협회 정책연구소장 : 한국이 너무 대체 부품을 활용하는 비율이 너무 낮아서 그것 때문에 계속 보험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가 보험료 인하를 체감하긴 어렵고 보험회사 배만 불릴 거라는 시각과 함께,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정지연/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 OEM 부품을 사용하고자 할 경우 소비자가 그 차액을 추가 부담해야 합니다. 결국 차량 손해의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대체 부품 품질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고, 자동차 가치 하락도 결국 소비자의 몫이라며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김한결,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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