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면직된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부 노동통계국장의 후임자를 3∼4일 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로이터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길에 취재진에 이렇게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동통계국은 미국의 고용 상황이 최근 3개월 사이에 상당히 악화했음을 보여주는 통계치를 지난 1일(현지 시간) 발표했습니다.
발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맥엔타퍼 국장이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 측에 유리하도록 일자리 숫자를 조작해왔다고 주장하면서 그를 전격 면직했습니다.
이번 인사 조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환영했지만 일부 관가와 학계에서는 권위주의 심화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습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NBC 방송에 출연해 이번 면직이 노동통계국에서 인사 물갈이를 하려는 계획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싯 위원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지난 1일 통계 발표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으로 5·6월 고용 증가 건수를 수정해 기존 보고 수치보다 25만 8천 건을 낮춰 잡은 점을 꼽았습니다.
노동통계국은 발표 당시 5·6월 고용 증가 건수 데이터를 수정한 구체적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월별 수정은 지난번에 공표된 추정치 이래 기업들과 정부기관들로부터 받은 추가 보고와 계정 요인의 재계산에 따른 결과"라는 주석을 달았습니다.
해싯 위원장은 "수정이 온갖 곳에서 이뤄지면 당파적 패턴이 있는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마련"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같은 직책을 맡았던 빌 비치 전 국장은 일자리 수치는 절대 조작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비치 전 국장은 CNN 인터뷰에서 "그런 일(조작)은 있을 수 없다"라며 "국장이 수치를 수집하는 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수치가 발표되기 전 수요일까지는 수치를 볼 수도 없다. 국장이 수치를 볼 때는 모든 것이 준비가 끝난 때다"라고 말했습니다.
비치 전 국장은 고용 통계는 지난 수십 년간보다 지금이 훨씬 더 개선된 상태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맥엔타퍼 국장 해임이 통계 시스템의 "신뢰성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도 "민주주의가 권위주의에 항복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 노동통계국장 경질 후폭풍…트럼프 "후임 3∼4일내 발표"
입력 2025.08.0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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