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에서 HIV 감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카네기 재단이 최근 밝혔습니다.
카네기 재단은 러시아 국방부 자료를 인용해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전쟁 첫해인 2022년 군 내 HIV 감염률이 13배로 증가했고, 이듬해 초에는 40배를 넘을 정도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2023년 말까지 전쟁 이전보다 20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감염 확산의 원인으로는 야전 병원에서의 수혈과 주사기 재사용, 군인들 사이 무방비 성관계와 약물 사용 등이 지목됐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참호 속 열악한 환경에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병사들 사이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심리가 퍼져 감염병적으로도 위험한 행동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감염자 상당수는 전쟁터로 동원된 죄수 출신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수감 중에도 HIV 치료를 받지 못하다가, 전선에 나가야만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자원 입대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HIV가 한 번이라도 약물 복용이 중단되면 내성이 생기고, 이런 바이러스가 다시 퍼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습니다.
카네기 재단은 "러시아에서 HIV가 줄지 않는 이유는 의료 문제가 아니라 정치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전통적 가치' 수호를 명분으로 성교육을 금지하고, 성소수자 단체와 외국계 NGO를 단속하면서 예방 체계가 무너졌다는 겁니다.
러시아군에 파병된 북한군 감염 여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4월 말까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에 두 차례에 걸쳐 북한군 1만 5천 명이 파병됐다고 밝혔는데, 이들에 대한 HIV 감염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된 게 없습니다.
다만 러시아 정부의 보건 통계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북한군에 2차 감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카네기 재단은 "지금 전쟁터에서 감염된 사람들은 전후에도 평생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라며, 이로 인한 보건·재정·노동력 손실이 수십 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취재 : 김수형, 영상편집 : 소지혜, 디자인 : 백지혜,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자막뉴스] "무방비로 확산" HIV 2천% '폭증'…러시아군 '벌벌', 파병 북한군 괜찮을까?
입력 2025.08.04 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