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을 위한 제사라며 현금을 요구한 무속인이 수천만 원을 가로채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SNS에서 무속 상담을 하며 피해자들에게 현금을 받아 가로챈 36살 A 씨를 절도 혐의로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인스타그램 등에서 신점을 봐주고 고민을 들어주는 무속인으로 활동해왔습니다.
지난달 3일에는 SNS를 통해 알게 된 30살 B 씨에게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건 조상의 한 때문이라며 제사를 지낼 것을 권유했습니다.
당시 A 씨는 조상들이 성불하지 못하고 떠돌고 있으니 노잣돈으로 쓸 현금을 제물로 걸어야 한다며 B 씨에게 현금을 준비해 오라고 요구했습니다.
제사가 끝나면 돈을 돌려주겠다는 말로 안심시키기도 했습니다.
B 씨는 광주 광산구 평동의 한 저수지 인근에서 A 씨를 만나 현금 1천500만 원을 나무에 걸었습니다.
A 씨는 그에게 저수지 데크 길을 따라가며 부적을 태우고 절을 하라고 지시했고, B 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돈을 들고 달아났습니다.
B 씨가 돌아와 현금이 사라진 것을 보고 따졌지만, A 씨는 모르는 일이라며 잡아뗐습니다.
B 씨의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이 추적을 시작하자 A 씨는 휴대전화를 끄고 도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경기도 시흥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36살 C 씨에게서 8천500만 원을 가로챈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CCTV와 통신 기록 등을 분석해 A 씨가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 은신 중인 것을 확인하고, 지난달 31일 현장에서 체포했습니다.
체포 당시 범죄 수익금 4천만 원가량을 압수했으며, 나머지 금액은 유흥과 미용비 등에 사용했다고 A 씨는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구속 여부는 오늘(2일) 중으로 결정됩니다.
(사진=광주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현금 걸어두면 다 잘 풀려"…인스타 무속 사기꾼 호텔서 체포
입력 2025.08.0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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