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허가 된 가자지구 건물
돌파구를 찾는 듯하던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다시 교착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줄다리기를 하던 미국과 이스라엘이 협상팀을 일단 철수키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가자지구 휴전 협상팀을 이끄는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는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자지구 휴전을 이루려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는 하마스의 최근 반응 뒤 우리는 카타르 도하에서 협상 중이던 우리 팀을 본국으로 불러들여 내부 협의를 갖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재자들이 큰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하마스는 협조하거나 성실한 태도로 임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제 인질들을 집으로 돌려보낼 대안을 고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도 중재국 카타르에 파견했던 협상단을 귀국시킨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위트코프 특사가 어떤 대안을 고려하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며 "협상이 중단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자 3명은 뉴욕타임스에 협상이 결렬되거나 무산된 것은 아니라며 대표단이 향후 추가 협상을 앞두고 세부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귀국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AFP 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제안한 새 60일간의 휴전안에 대한 답변을 중재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AFP는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의 답변에는 구호품 반입 관련 조항 개정, 이스라엘군 철수 지역을 그린 지도, 전쟁의 영구 종식을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가자 휴전을 둘러싼 이견이 점점 접점을 찾아가는 게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대표단을 일단 철수하면서 공회전하는 협상 속에서 가자지구 주민들의 희생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의 필립 라자리니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어린이 5명 중 1명이 영양실조 상태라며 "100명 이상, 그것도 대부분 아이들인 인원이 기아로 숨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라자리니 총장은 "우리 팀이 현장에서 보는 어린이 대부분이 깡마르고, 약해져 있다"며 "응급 치료를 받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라고 우려했습니다.
라자리니 총장은 또 가자지구의 구호 인력 중에도 기아로 쓰러지는 사람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악화하는 위기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돌보는 사람들조차 식량을 찾을 수 없다면 이것은 전체 인도주의 시스템이 붕괴하는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국제사회가 조속한 휴전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는 주요 7개국 중에선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동의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에 대한 프랑스의 역사적 헌신에 따라, 프랑스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기로 했다"며 "9월 유엔총회에서 이를 엄숙히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늘날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을 종식시키고 민간인들에게 구호품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