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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G7 중 처음…이스라엘·미 반대

마크롱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G7 중 처음…이스라엘·미 반대
▲ 마크롱 대통령

프랑스가 오는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방 주요국 중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건 프랑스가 처음입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강력 반발했고, 미국도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중동의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에 대한 프랑스의 역사적 헌신에 따라, 프랑스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기로 했다"며 "9월 유엔총회에서 이를 엄숙히 발표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는 이어 "오늘날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을 종식시키고 민간인들에게 구호품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에게 보낸 서한도 공개했습니다.

서한에는 프랑스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다른 파트너 국가들도 동참하도록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마크롱 대통령이 깜짝 발표를 한 것이라면서 이번 결정으로 프랑스는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주요 7개국(G7) 중 최초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발표가 지금까지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소규모 국가들이 주도해왔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움직임에 더 큰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와 중국, 인도 등 140개국 이상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 영국 등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X에 "마크롱 대통령의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런 조치는 테러를 부추기고 가자지구처럼 또다른 이란의 대리세력을 만들 위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런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는 것은 이스라엘 몰살을 위한 발판일 뿐,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과 나란히 국가를 세우려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대신 국가를 세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미 지난 몇 달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주권 국가로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띄우며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원한다는 의견을 표명해왔습니다.

프랑스는 6월 유엔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두 국가 해법을 위한 국제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회의 일정은 미국의 압력과 이스라엘과 이란간 '12일 전쟁' 시작 등으로 인해 연기됐습니다.

회의 일정은 이달 28∼29일 뉴욕에서 열리는 장관급 행사로 변경됐고, 오는 9월에는 유엔 총회와 별도로 국가 원수와 정부 수반이 참석하는 두번째 행사가 열릴 예정입니다.

미국은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무모한 결정"이라며 비판했습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X에 "이 무모한 결정은 하마스의 선전을 돕고 평화를 저해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침 이날 미국은 내주 프랑스가 주최하는 두 국가 해법 회의 불참 의사를 확인했습니다.

토미 피콧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회의와 관련한 질문에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미국은 앞서 6월 각국 정부에 보낸 외교 전문에서 팔레스타인을 잠재적인 국가로 인정하는 모든 조치에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중동 국가와 하마스, 일부 유럽국은 마크롱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자기결정권과 독립 국가 설립에 대한 국제사회의 합의를 재확인하는 역사적인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마스는 "긍정적인 조치"라며 "전세계 모든 나라들이 프랑스의 모범을 따르길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요르단 외무부 대변인도 X에 "두 국가 해법에 기반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대한 국제 지지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미 CNN이 전했습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X에 "우리는 네타냐후 총리가 파괴하려는 것을 함께 지켜야 한다. 두 국가 해법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적었습니다.

산체스 총리는 이전에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세를 강하게 비판해왔습니다.

프랑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9월 유엔총회에서 다른 나라들의 동참을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CNN에 다른 나라 관계자들과 통화해왔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9월 팔레스타인을 인정하는 나라가 우리만은 아닐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발표는 "다른 나라들에 약간의 압력을 가하기 위한 아이디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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