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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 당국자 "한, 대미 투자 늘려도 품목관세 인하 어렵다"

트럼프 1기 당국자 "한, 대미 투자 늘려도 품목관세 인하 어렵다"
▲ 스티븐 본 전 미국무역대표부 법무실장

한국이 미국에 아무리 투자를 많이 해도 자동차와 철강 등 대미(對美)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관세를 완화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트럼프 1기 정부에서 한미 무역협상 업무를 한 통상 전문가가 관측했습니다.

스티븐 본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법무실장은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현재 진행 중인 한미 무역협상과 관련, "철강과 자동차 관세를 어떻게든 피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이 주요 자동차·철강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영국과는 달리 자동차와 철강에 부과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낮추기는 매우 어렵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한국이 트럼프 행정부에 관세 완화를 설득하기 위해 강조하는 포인트 중 하나인 '대미 투자 확대'가 협상에서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한국이 미국과의 교역에서 번 큰돈으로 미국 기업과 자산을 사들이는 것은 한국이 돈을 더 벌기 위해 하는 일이지, 미국이 원하는 균형 잡힌 무역 체계를 만드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한국이 미국인들에게 와서 '우리는 미국에 더 투자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것은 양보가 아니다. 한국은 어차피 관세와 상관없이 미국에 더 투자할 것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 미국의 물가가 낮고 경제가 탄탄해 무역 협상에서 시간은 트럼프 행정부의 편이라고 평가하고서 다른 나라가 시간을 끌수록 "거래의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미국이 오랫동안 자유무역을 시도했지만, 적자가 늘고 일자리와 제조업을 잃어 이제 보호무역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미국인들이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한 것은 자유무역에 대한 거부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같이 미국과의 교역에서 흑자를 보는 나라들이 미국의 이런 변화를 이해하고 과거처럼 미국만 적자를 보는 교역 관계가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통상 변호사 출신인 본 전 실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USTR 대표였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랑 같은 법률회사에서 14년을 일했으며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협상할 때 USTR 법무실장을 맡았습니다.

본 전 실장은 현재 미국 법률회사 킹&스폴딩에서 국제통상팀 파트너를 맡아 미국 철강사 클리블랜드-클리프스 등을 대변하고 있는데 USTR 재직 당시, 그리고 이후 킹&스폴딩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현 USTR 대표와 함께 일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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