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폭우로 인명 피해가 가장 컸던 경남 산청에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 4명을 찾기 위한 총력전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토사가 쌓인 흙더미를 일일이 손으로 파헤치고 대형 장비까지 동원했지만, 안타깝게도 구조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수색 현장을 권민규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자>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경남 산청 신등면 율현리.
이곳에서 실종된 80대 남성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은 아침 7시부터 사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승민/산청소방서 소방위 : 어제까지는 저희가 전 직원 비상 동원이라서 퇴근을 못 하다가 타 지역에 있는 소방서 직원분들도 지금 오셔서 같이 도와서 수색에 임하고 있습니다.]
계곡에서 범람한 물이 아직도 흐르고 있습니다.
현장마다 소방과 경찰 60명이 넘는 인원이 실종자를 찾고 있지만 부서진 집만 수십 채라 수색이 쉽지 않습니다.
현재 산청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이 진행되는 곳은 모두 4곳.
중장비 10여 대와 소방대원 50여 명, 전국에서 구조견까지 투입했지만, 궂은 날씨와 2차 산사태 우려 때문에 수색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습니다.
아버지를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의 가슴은 새카맣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신민호/율현리 실종자 가족 : 집 안쪽에 전부 다 돌이었어요. 돌. 저기 지금 보이시잖아요. 돌.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온전한 시신이라도 찾고 싶은 마음이죠.]
[전 대원 집결지로 철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5시간에 걸친 오전 수색 작업이 끝난 뒤에야 소방대원들은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웠고, 곧장 오후 작업을 준비합니다.
그제(19일) 새벽 실종된 80대 승려를 구조하기 위한 수색도 이른 아침부터 시작됐습니다.
산 중턱부터 토사가 밀려 내려온 현장입니다.
범위가 너무 넓어서 중장비 없이는 작업할 수가 없습니다.
[강위중/산청119안전센터장 : 보시다시피 토사물이 약 한 2미터 이상 높이가 되다 보니까 인력으로 수색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수백 미터 아래 흙과 돌들이 두텁게 쌓여 사고 현장 진입부터 어렵습니다.
[강동석/외송리 주민 : 절이 저 산 중간쯤. 지금 토사 보이죠. 저기 근처에. (저 근처에 있었어요?) 예. 내려오면서 절 자체를 쓸고 내려온 거죠.]
산 아래로 밀려온 토사(물)들은 이렇게 질고 다리가 한번 박히면 쉽게 빠지지도 않습니다.
역대급 폭우에 이어 내일부터 폭염이 예보돼 수색 현장의 어려움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산청군과 소방 당국은 지원 가능한 인력을 총동원해 하루 12시간씩 실종자 수색 작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김한결,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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