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정청래·박찬대 당 대표 후보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박찬대 의원(기호순)이 경선 일정 변경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당이 기상 상황 등을 감안해 19·20일 충청·영남 경선을 온라인으로 진행키로 변경한 가운데 박 의원이 전국적인 폭우 피해를 고려, 경선 일정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자 정 의원이 오히려 일정을 앞당겨 경선을 신속히 진행한 뒤 수해 복구에 나서자고 역제안한 것입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폭우가 그치고 피해 복구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때까지 당 대표 선거 일정을 중단해 주실 것을 (당 지도부에)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하늘이 뚫린 것처럼 쏟아붓는 폭우가 할퀴고 간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서 국민께서 망연자실해 계시다"며 "이재명 정부 집권 여당의 첫 당 대표 후보로서 이런 상황에서 선거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충청·호남·영남의 대의원·권리당원께서 투표에 참여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당 대표 선거를 일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의 자세가 아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창 진행 중인 경선을 중단하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차라리 1주일 당겨서 빠른 원샷 경선을 제안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충청(19일)·영남(20일) 경선의 온라인 투표가 진행 중이고, 호남(26일), 경기·인천(27일), 서울·강원·제주(8월 2일) 경선도 다음 주에 몰아서 온라인 투표로 하자는 것이 정 의원의 제안입니다.
그는 "코로나19 재난 때처럼 오프라인 경선하지 말고 온라인으로 경선하고, 온라인으로 하면 원샷 경선도 가능하다"며 "다음 주에 한꺼번에 몰아서 원샷으로 빨리 경선을 끝내고 수해 복구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후보가 경선 일정 변경 문제를 놓고 반대되는 입장을 낸 것은 현재 판세를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 의원은 선거 승부를 가를 최대 변수인 당심에서 앞선다는 판단에 빠른 경선을 원하지만,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밀리는 박 의원은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를 위해 일정 연기를 바라는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입니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민주당 지지층(조사 완료 사례수 기준 461명, 표본오차 ±4.6%포인트) 가운데 47%는 정 의원을, 34%는 박 의원을 당 대표로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19∼20일 예정된 충청·영남권 당 대표 경선 현장 행사를 취소하고 대신 온라인으로 경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민주당은 이어 26일 호남, 27일 수도권(경기·인천)을 거쳐 다음 달 2일 서울·강원·제주까지 권역별 순회 경선을 진행해 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합니다.
투표는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가 각각 반영됩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