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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주차장에 패트리엇 미사일…타이완, 도심에서 연례 군사훈련

공원·주차장에 패트리엇 미사일…타이완, 도심에서 연례 군사훈련
▲ 대만 한광훈련 중 타오위안시에서 발생한 전차와 승용차 충돌 사고

중국 침공에 대비하기 위한 타이완의 연례 군사훈련 '한광훈련'이 올해 이례적으로 도심에서 진행되면서 중국의 위협이 실제 상황임을 느끼게 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영국 가디언 등은 타이완군이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중국군의 타이완 상륙과 시가전 발생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도심 공원이나 마트 등 곳곳에 전차와 미사일 등 무기를 배치해 중국의 위협이 현실임을 보여주려 했다고 전했습니다.

과거 한광훈련은 주로 해상을 통한 중국군 침투를 격퇴하는 시나리오에 따라 이뤄졌고, 훈련지역도 일반 시민 생활권과 떨어진 해안 군 기지 위주였습니다.

하지만, 역대 최장인 9박 10일 일정으로 진행된 올해 훈련은 중국군의 상륙 상황을 가정하면서 대도시 중심가와 주택가 골목부터 내륙 마을의 시골길까지 시민들 눈앞에서 진행됐습니다.

특히 지난 14일 수도 타이베이에서는 지하철 시스템을 이용한 훈련이 이뤄져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지하철역을 뛰어나와 상점가에서 전투태세에 임했고, 타이베이 동쪽 외곽에서는 육군 물류사령부가 지하철로 군수품과 식량을 수송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군이 미사일로 타이완을 공격하는 상황을 가정해 '전장 생존 가능성'을 시험하는 이 훈련에서 대중교통수단이 이용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습니다.

타이완군은 또한 한광훈련 일정 중 마지막 나흘 동안 전국에서 장기전 대비 훈련에 집중했는데, 이 역시 과거에는 공개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시나리오입니다.

이번 훈련기간 타이완 곳곳에는 첨단 무기들이 이동 배치됐는데, 타이베이 중심부 공원에는 미국에서 공급받은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가, 남부 도시 타이난에 있는 대형마트 주차장에는 전차 여러 대가 들어섰습니다.

타이완이 지난해 10월 도입한 미국산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 하이마스도 도시 외곽 공원이나 강변 자전거 도로, 노천 주차장 등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타이완 당국은 이처럼 공개적으로 시민 가까이에서 훈련을 진행해 방어 의지를 과시하고 국민에게 '전쟁은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이번 훈련은 일부 우려도 불러왔습니다.

시민들이 코 앞에 등장한 하이마스나 패트리엇 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했는데 이런 사진이 너무 많이 올라오자 중국군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전차와 미사일 등 무기가 도심에 나타나면서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타이완 중앙통신사(CNA)에 따르면 지난 13일 북서부 타오위안 시에서는 이동 중이던 군 전차가 맞은편에서 오던 승용차와 충돌했습니다.

군 당국은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없었고, 전차와 승용차 운전자 모두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면서 군용 차량 보험 규정에 따라 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11일에는 방공부대 차량이 야간 기동 중 신베이시 주택가 골목의 한 국수 가게 차광막에 패트리엇 미사일이 끼이는 바람에 2시간가량 발이 묶이기도 했습니다.

팔라딘 자주곡사포와 전차 등이 좁은 골목길을 지나다 주차된 차량을 파손한 사고도 있었습니다.

다만 이번 훈련을 참관한 한 외국군 관계자는 이러한 사고가 타이완 도시 지형의 복잡함을 보여준다며 "이는 공격자 입장에서는 악몽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미로 같은 곳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방법을 익혔다면 방어하기에 매우 용이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에 말했습니다.

(사진=대만야후. 타오위안시 경찰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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