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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에 신음 쿠바, "거지 없다"는 장관에 민심 폭발

경제난에 신음 쿠바, "거지 없다"는 장관에 민심 폭발
 
▲ 쓰레기통 뒤지는 쿠바인

경제위기에 시달리는 쿠바에서 노동부 장관이 "쿠바에는 거지가 없다"라고 발언하면서 큰 논란과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마르타 엘레나 페이토 쿠바 노동부 장관은 의회 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에 대해 설명하면서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을 주워 먹는 사람들이 사실은 "거지처럼 위장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들의 손이나 옷을 보면 (알수 있듯) 거지 행세를 하는 것이지 진짜 거지가 아니다"라며 "쿠바에는 거지가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발언은 TV로 생중계됐고,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에서는 분노한 쿠바인들의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SNS에는 쓰레기통에서 음식을 주워 먹는 사람들의 사진이 올라왔고 경제학자인 페드로 몬레알은 엑스(X·옛 트위터)에 쿠바에 "장관으로 위장한 사람들이 있다"라고 냉소를 보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진화에 나섰습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페이토 장관이 "세심함이 부족하다"고 질책했습니다.

그는 이후 의회에서는 "우리 중 누구도 실제 현실과 동떨어져 오만함과 가식으로 행동할 수 없다"면서 '거지들'이라는 단어는 쿠바가 겪고 있는 "사회적 불평등과 문제의 구체적 표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쿠바는 미국의 제재, 국내 경제 관리 부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식량과 의약품, 연료 등 생존에 필요한 필수품이 모두 부족한 상태이며 전력난도 계속되면서 빈곤 상황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쿠바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인구 970만 명 중 18만9천 가구, 35만 명이 취약한 조건에서 생활하며 사회 복지 제도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FP는 지난 2년간 쿠바 거리에 노숙자와 거지가 크게 늘어난 것이 체감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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