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리딩방 사기' 총피해액 1조 원 육박…펀드 매니저도 당했다

'리딩방 사기' 총피해액 1조 원 육박…펀드 매니저도 당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인터넷 금융투자 사기가 본격화한 최근 1년 반 동안 관련 국내 피해액이 1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5일) 경찰청 집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금투 사기 피해액은 작년 상반기 4천30억 원, 작년 하반기 3천74억 원, 올해 상반기 2천809억 원으로 도합 9천913억 원에 달했습니다.

금투 사기는 사기단이 자산운용사 등 금융사나 '투자 세력' 등을 사칭하며 SNS나 온라인 메신저 등으로 포섭한 피해자들에게 큰돈을 벌 기회를 주겠다며 투자금을 받아내 잠적하는 범죄입니다.

이런 사건은 국내에서 '리딩방' 사기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리딩방은 사기단이 속칭 '투자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대화방으로, 큰 이익을 얻었다며 환호하는 가짜 '바람잡이' 대화자를 투입해 투자에 대한 조바심을 부추기는 역할을 합니다.

경찰 및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투 사기는 당사자가 범죄의 대상이 됐다는 자각을 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특징입니다.

리스크(위험)를 감수하며 적극적으로 수익 기회를 찾는 투자자 본연의 심리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투자 제안을 공모주, 펀드, 부동산 투자신탁, 암호화폐 등 실제 업계에서 이뤄지는 프로젝트를 베껴 내놓는 데다, 정교한 가짜 금융사 웹사이트나 앱(스마트폰 프로그램)을 동원해 '실제 투자가 잘 이뤄진다'는 착시를 유도합니다.

이 때문에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개인은 물론이고 은행 현업 종사자, 펀드 매니저, 변호사 등 전문가도 범죄 피해를 보는 경우가 적잖다는 것이 금투 업계의 전언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 명의 '대포통장' 계좌로 투자금을 받으면 의심을 받는다는 것을 알자 유한회사 등 유령 업체를 만들고 법인 계좌를 제시하는 등 범죄 수법이 빨리 진화하고 있다"며 "이런 범죄를 개인 탐욕의 결과로 보기에는 이미 너무 크게 번져 시민 모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금투 사기 사건의 국내 신고 건수는 작년 상반기 4천531건에 이르렀다가 작년 하반기 3천573건, 올해 상반기에는 3천369건으로 소폭 하락세를 보입니다.

작년부터 이런 리딩방 사건이 대거 언론에 보도되면서 해당 범죄에 대한 대중 인지도가 높아진 여파로 풀이됩니다.

단 범죄의 죄질은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 경찰 측의 설명입니다.

노후자금 마련이나 자산증대를 목표로 금융투자를 하는 사례가 흔해지면서 사기단에 속아 개인의 종잣돈을 고스란히 빼앗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금투 사기는 이미 묻어놓은 투자금을 되찾기 위해선 추가로 계속 돈을 더 넣어야 한다고 압박하는 수법을 주로 쓰기 때문에 피해금이 금세 눈덩이처럼 커질 위험이 큽니다.

보이스피싱과 마찬가지로 범죄로 가로챈 돈은 곧바로 계좌에서 인출해 '자금 세탁'을 하기 때문에 사기단이 검거되어도 피해금을 되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도 유념해야 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귀에 빡!종원
댓글 아이콘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