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다 끝나고 급식실 청소하는데 에어컨을 켜지 말라고 합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경남지부는 오늘(14일) 경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 속 일하는 도내 비정규직 급식 노동자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인력 부족에 따른 과도한 노동을 고발했습니다.
이들은 "최근 창원의 한 학교 급식 관계자는 '전력 소비가 많아 급식 후 청소하는데 에어컨을 켜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급식실 현대화가 되지 않고, 환기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학교 급식실은 200도 온도 앞에서 튀김을 만들거나 식기세척기를 가동할 때 내부는 말도 못 하게 덥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도교육청이 폭염 대책을 마련했지만, 각 학교에서 잘 시행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급식 노동자 인원 충원이 어려운 군 단위 학교 급식실 상황은 더 열악해 폭염 대책 이행이 절실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거창군 한 학교 급식실에서는 급식 노동자들이 구토와 어지럼증 증상을 호소해 근무자 6명 중 4명이 병원에서 링거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이 학교 급식실 노동자 정원은 7명(영양사·조리사 각 1명, 조리실무사 5명)인데, 조리실무사 1명이 부족한 상태로 300여 명이 먹는 3식(아침·점심·저녁)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남지부는 "급식 노동자들이 병원 치료를 받은 것은 인력 충원 등 문제로 한 명이 3주 연속 근무하는 등 과로와 폭염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들은 온열질환자로 분류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남지부는 "도교육청은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급식실 근무자 배치 기준을 마련하고, 여름철 폭염 대책을 철저하게 지도 점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경남 학교 급식노동자 폭염 속 청소 때 에어컨 못 켜는 곳 있어"
입력 2025.07.1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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