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이민 단속과 자국 내 ICE(이민세관단속국) 존재에 항의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기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이민 단속 당국의 '무분별한' 이민자 단속 관행에 급제동을 걸었습니다.
캘리포니아 중부 지방법원의 마아미 이우시-멘사 프림퐁 연방판사는 1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를 포함한 캘리포니아주 7개 카운티에서 '이민 단속 과정의 위헌적 전술' 활용을 막아달라는 원고 측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프림퐁 연방판사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연방판사에 임명된 인물입니다.
법원 명령에 따라 해당 지역의 이민당국 단속 요원들은 관련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기간에는 대상자가 미국에 불법 체류 중일 것으로 예상할 만한 '합리적인 의심'이 있지 않는 한, 불시에 이민 단속을 진행할 수 없게 됐습니다.
또한 대상자의 인종, 민족, 스페인어 사용 여부,타 언어의 억양이 강한 영어 사용 여부, 직종, 직장의 위치 등은 그런 '합리적 의심'의 근거로 활용할 수 없게 했습니다.
이 명령에 따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불시에 식당, 농장 등 공공장소를 급습하는 방식의 불법 이민자 단속 작전에 큰 차질이 생기게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습니다.
백악관은 애비개일 잭슨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그 어떤 판사도 이민 정책을 지시할 권한은 없다"며 "사법권 남용 행위가 항소심에서 즉각 수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항소 계획을 밝혔습니다.
한편 앞서 전날에는 캘리포니아의 합법 대마초 재배농장에서 대규모 이민자 단속 작전의 영향으로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민자 단속 주무 부서인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10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약 90㎞ 떨어진 벤투라 카운티의 대마초 재배농장 2곳을 대상으로 대규모 이민자 체포 작전을 진행, 약 200명을 무더기로 체포했습니다.
DHS는 이 과정에서 1명이 단속을 피해 온실 지붕 위로 올랐다가 약 10m 아래로 떨어졌다면서 "즉각 응급차를 불러 최대한 신속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농장노동자연합'(UFW)는 소셜미디어 X에 올린 성명에서 "농장 노동자 한 명이 이민자 단속 당국에 의해 다친 결과 결국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단속 현장에는 약 500명의 반대 시위자도 몰려 현장이 매우 혼잡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DHS는 비살상무기와 최루탄 등으로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부 시위자는 단속 당국의 차량에 돌덩이를 투척하는 모습이 텔레비전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당국을 향해 총기를 발사한 시위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DHS는 현장에서 경찰을 폭행하거나 지시에 불응한 미국 시민권자 4명을 체포했습니다.
총기 발사자에 대해서는 5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고 AFP통신은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소셜에 올린 글에서 단속 현장의 시위대를 향해 "폭력배들이 벽돌과 돌덩이를 ICE 경찰관에게 던졌다. 법과 질서를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며 "이 더러운 인간들을 모든 수단을 활용해 체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