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인천 계양산 정상을 새까맣게 뒤덮은 러브버그를 잡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합동 방제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올해 러브버그가 처음 나타난 지 이미 20일 넘게 지났고, 이제 막바지 활동기라 너무 늦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장세만 기후환경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잠자리채 같은 포충망을 들고 러브버그 잡기에 나섰습니다.
하늘을 향해 연신 휘둘러 벌레를 잡습니다.
[강태민/국립생물자원관 : 스위핑이라는 채집 방법입니다. 포충망으로 이렇게 쓸어 담는 식의….]
하지만 효과를 내기에는 역부족입니다.
하늘을 뒤덮을 정도의 대발생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가장 심했을 때보다는 1/3 아래로 줄었지만, 여전히 러브버그가 산 정상을 점령하다시피 했습니다.
지난 주말 촬영한 영상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큽니다.
계양산 근처 주민들은 정부 대응이 너무 늦었다며 볼멘소리를 냈습니다.
한 세탁소 주인은 벌레를 내쫓느라 자비로 송풍기를 사야 했습니다.
[세탁소 사장 : 이걸 갖고 계속 뿌렸어요. 여기다 대놓고. 중고 샀어요. (얼마 주셨어요?) 25만 원.]
실제로 첫 출몰이 나타난 건 지난달 12일, 서서히 개체 수가 늘어나다 지난달 28일 갑자기 숫자가 폭증했습니다.
대발생 이전까지 보름의 시간이 있었는데 초기 대응이 안일했다는 겁니다.
[계양산 주민 : 구청에 전화를 하면 전화가 안 돼요. 받았다가도 유충이라 방역 대책이 없다(는 식입니다.)]
정부도 대응이 신속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김태오/환경부 자연보전국장 : (정부와 지자체가) 서로가 이제 공유가 되면 조금 더 이번 사태보다는 빨리 같이 대처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될 거다.]
러브버그는 한풀 꺾였지만, 앞으로도 대벌레, 동양하루살이, 미국선녀벌레 등이 대발생할 수 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기후 변화가 어떤 재난을 부를지, 대응책은 뭔지 준비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인체에 무해한 벌레였길래 망정이지, 등검은말벌 등 유해 외래종이 도심으로 옮겨올 경우 피해가 큰 만큼 기후 위기에 따른 생물상 변화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김한결 / 영상편집: 김윤성 / VJ: 오세관 / 영상협조: 국가대표 쩔템(유튜브))
댓글 아이콘댓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