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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뒤집은 총리 통화 유출 사건…'조카' 날리고 웃는 캄보디아 실권자 훈센의 속내는? [스프]

[딥빽]
딥빽
태국 총리, 통화 유출로 직무정지

태국과 캄보디아 간의 국경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태국 총리 패통탄과 캄보디아 전 총리 훈 센의 통화 내용이 유출되면서 외교·정치적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통화에서 패통탄 총리는 자국군 고위 지휘관을 반대 세력이라고 언급했고, 훈 센 전 총리는 이 통화를 의도적으로 녹음한 뒤 자국 정부 관계자 80여 명과 공유하는 등 사실상 유출의 근본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두 가문의 우호 관계는 이 한 통의 전화로 사실상 파탄 난 모습입니다. 이 여파 속에 패통탄 총리는 많은 국민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고, 헌법재판소 판단이 확정되기 전까지 총리 직무가 정지가 된 상태입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총리직 상실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그리고 그 배경에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국경 분쟁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카지노 산업과 온라인 불법 사업 등 더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이런 분석도 제기가 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출된 통화 속 '문제의 발언'

이번 사태의 핵심적인 장면은 바로 통화 유출 내용 그 자체입니다. 패통탄 태국 총리가 캄보디아의 상원의장이자 전 총리인 훈 센에게 삼촌이라고 부르면서 사적인 이야기를 시작하는데요. 특히 태국 자국군 사령관을 반대 세력이라고 지목한 발언은요. 총리로서 해선 안 될 말을 했다고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패통탄과 훈 센의 대화에서 훈 센이 강경하게 이런 말을 합니다. 태국 군이 자신들에게 병력 조정을 요구를 하니까 자신들은 그 요구에 응했고, 태국도 먼저 검문소를 열어야 캄보디아도 열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이에 대해서 패통탄이 완화 조치를 같이 발표를 하자고 설득을 합니다. 그 설득을 하는 과정에서 삼촌이 원하는 거 뭐든지 이야기해 달라, 뭐든지 이야기하면 자신이 들어주겠다라는 취지의 이야기도 합니다. 


'굴욕적 대화'에 태국 여론 악화
그런데 태국 국민들이 보기에는요. 당연히 굴종적이고 비굴해 보이는 대화가 오고 간 것이죠. 패통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국경 갈등으로 인한 혼란과 또 전쟁을 예방하고 이를 통해서 우리 군인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일종의 전략적인 대화였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여론은 사실상 돌아섰습니다.

태국 국립 개발 행정연구원의 여론 조사를 보시면요. 패통탄 총리의 지지율도 30.9%에서 6월 9.2%로 뚝 떨어졌고요. 연립 정부 제2당인 품짜이타이당은요. 패통탄 총리가 국가의 정직성과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연정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이 때문에 연립 정부의 과반 유지도 사실상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패통탄 총리는 이 와중에 본인을 문화부 장관으로, 말하자면 '셀프 임명'을 해서 야권의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통화 유출, 그 뒤에 숨겨진 정치적 배경은?
Q. 정부 관료들 고위 관료들끼리 이런 사적인 대화를 많이 하는지 그리고 이런 대화가 유출되는 일도 자주 일어나는지 궁금해요.

사적인 대화는 당연히 있습니다. 사적인 대화는 정상 간이든 관료들 간이든 공식 석상에서든 비공식 석상에서든 좀 더 편안한 형식의 대화는 오고 갈 수밖에 없고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는요. 외교적·정치적 관점에서 봤을 때 패통탄 태국 총리, 그리고 훈 센 전 캄보디아 총리 모두 부적절한 처신을 한 건 맞습니다. 이번 통화 유출 사건에서 이제 패통탄 총리가 부적절한 외교 언어를 썼고요. 그러니까 특히 이제 자국군을 폄하하는 발언으로 사실상 국격을 손상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훈 센 전 총리는 정상급 외교 통화 녹음을 유출하는 데 근본 원인을 제공을 한 심각한 외교적 결례를 저질렀습니다. 다만 패통탄 총리가 그 자국군 지휘관을 반대 세력이라고 그 문제의 발언을 한 배경에는요. 이게 또 태국 내부 정치와도 연관이 돼 있는데 군부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는 볼 수는 있습니다. 태국이 1932년에 입헌 군주제가 도입이 됐는데 그 이후 현재까지 약 20차례 쿠데타가 발생을 할 정도로, 물론 여기는 실패, 성공 다 포함된 숫자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군부가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정치에 개입을 해 왔거든요.

패통탄, 훈 센 두 사람의 통화가 이루어진 직접적인 배경은요. 지난 5월 28일에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에서 발생한 군사적 충돌이었습니다.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숨진 이 사건 이후에 양국 간의 긴장이 고조가 되면서 태국 군부가 강경 대응을 요구를 했거든요.

패통탄 총리는 이 상황에서 군부가 압박하고 있다고 인식을 한 걸로 보입니다. 확전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 입장이었거든요. 패통탄 총리는 그래서 이제 기자회견에서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자신의 발언은 전쟁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 군인이 다치는 걸 없도록 하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해명을 했거든요. 군부의 강경책에 맞서서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려던 시도였음을 보여주기는 합니다. 

하지만 설령 그의 의도가 아무리 그게 맞다고 하더라도 외국 정상급 인사에게 자국군 지휘관을 폄하하는 발언을 한 거는 당연히 문제로 지적될 수밖에 없는 발언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훈 센 전 총리도요, 사실은 외교적 결례의 측면에서는 비판을 피하기가 어렵습니다.
훈 센 총리 페이스북

왜냐하면 이미 유출의 근본적 원인을 제공한 것에서 더 나아가 공개 석상에서 추가적으로 계속해서 이런 발언들을 합니다. 캄보디아와의 문제를 해결할 새 총리가 나오길 바란다고 언급을 했거든요. 외교부는 그래서 이건 내정 간섭이라고 비판을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통화 유출, 누가 왜 했나?
Q. 그렇다면 대체 누가 통화를 유출한 건가요?

캄보디아 측에서 유출을 한 걸로 보입니다. 훈 센 전 총리가 통화를 녹음을 하고 80여 명의 정부 관계자들에게 공유를 합니다. 이렇게 왜 공유를 했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 본인은 이렇게 설명을 합니다. 이건 공적 통화였고 투명성을 위해서 기록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 내용을 혼자서 공유하기보다는 이제 공적인 대화니까 정부 관계자들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었다라는 취지로 주장을 합니다. 초기에는 훈 센 전 총리가 9분 분량만, 이후에는 이제 17분 6초 그 전체 녹음본을 공개를 했거든요.

훈 센 전 총리는 지금 자신의 아들이 지금 총리를 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른바 훈센 체제는요. 1985년 이후 약 40년 가까이 지속돼 온 거거든요. 사실상 독재가 지속이 되어 오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 속에서 과연 훈 센 전 총리의 어떤 허락 없이 다른 정부 관계자가 이것을 유출했을까, 이거는 가능성이 낮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훈 센 전 총리가 유출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뭐 이런 분석이 대체적입니다. 


한순간에 무너진 수십 년 우정
원래는 훈 센과 패통탄 두 사람이요. 매우 가까운 관계를 유지를 해 왔습니다. 특히 탁신 가문과 훈 센 가문은요. 1992년부터 친분을 쌓기 시작해서 탁신 전 총리가, 그러니까 지금 현 패통탄 총리의 아버지죠. 탁신 전 총리가 굉장히 정치적으로 힘들었던 시절, 그래서 군부의 탄압을 받아서 이제 쿠데타로 인해서 쫓겨나서 해외로 망명을 했던 당시에 힘든 상황이었는데 그때 훈 센 전 총리가 그를 받아들여서 경제 고문을 맡기기도 했고요.

그런 만큼 훈 센 전 총리가 사실상 자신과 굉장히 친밀했던 탁신 전 총리의 딸, 그러니까 패통탄 총리와의 통화를 사실상 유출을 지시했거나 최소 방조를 한 이 상황은 훈 센 전 총리가 패통탄을 완전히 배신했다고 볼 수가 있는 겁니다.


통화 유출, 그 이면에 있는 것 ① 국경 분쟁
사실 앞서 국경 분쟁에 대해서 언급했었는데요. 이게 어떤 문제인가 또 궁금하신 분이 계실 것 같아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살짝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국경 분쟁은요.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이 있는 영토를 중심으로 발생한 일입니다. 지난 5월 28일 태국 북동부 지역 국경 지대에서 소규모 총격전이 발생을 했고요. 캄보디아군 1명이 숨졌습니다. 이후에 양국이 이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기로 했지만 지난 6월 15일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가 국경 분쟁 해결을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ICJ에 제출했다고 밝히며 갈등은 고조됐습니다. 

기본적으로 캄보디아는 국제사법재판소 ICJ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있고요. 태국은 ICJ의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양국 간 대화로 문제를 풀자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태국은 6월 24일부터 의료나 학업 목적 등의 예외적인 허용을 제외하고 캄보디아와 연결되는 국경 검문소를 전면 폐쇄하며 육로 출입을 막기도 했습니다.


통화 유출, 그 이면에 있는 것 ② '카지노 전쟁'?
Q. 만약 훈 센 전 총리가 유출한 것이 맞다면 그는 왜 유출을 한 걸까요?
  
물론 실제 의도는 본인만 알겠지만, 정황만 놓고 보면, 훈 센 전 총리는 자신의 정치·외교적 입지를 강화하고, 태국의 정치 혼란을 유도해 향후 국경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외교적 신뢰는 크게 훼손됐다는 평가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일각에서는 훈 센이 자신의 정치적 자금의 출처인 어떤 불법 온라인 사기와 또 카지노 사업에 대한 어떤 이권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에 유출을 의도한 것 아니냐고도 하는데요.

이런 관점을 제시하는 인물이 바로 훈 센의 정치적 박해를 피해서 프랑스로 망명을 한 전 야당 대표, 그러니까 전 캄보디아 야당 대표인 샘 랑시라는 인물입니다. 샘 랑시는 훈 센 전 총리가 카지노 산업으로 위장한 온라인 사기 산업을 통해서 불법 자금을 마련하고 있고 또 태국의 일부 지역이 여기서 활용이 되고 있어서 패통탄 총리가 단속에 나섰고, 이에 자신의 불법 사업이 붕괴될까 걱정한 훈센이 통화를 공개했다,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실제로 태국 의회가 지난해 자신들의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카지노 산업 합법화를 승인한 바가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당시에도 이미 캄보디아 카지노들과 태국의 카지노 산업이 경쟁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 이런 관측이 제기가 됐습니다. 일례로 태평양 아시아 여행협의회의 캄보디아 지부 회장은요. 태국 내에 합법 카지노의 등장은 캄보디아로부터 일부 카지노 트래픽을 이동시킬 수 있다, 그러니까 카지노 고객들을 태국으로 빼앗길 수 있다 이렇게 전망을 했거든요. 캄보디아에서는 캄보디아에서는 카지노가 87개가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한국이 18개가 있거든요. 그래서 캄보디아가 그만큼 카지노 관광에 힘을 쏟고 있는데 태국 카지노 합법화가 이루어지면 이로 인해서 어떤 경제적 타격이 있는 게 아니냐 이렇게는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캄보디아 푸르사트 위성사진

그리고 이와 별개로 캄보디아에서는 온라인 사기의 거점이 되는 곳이 많은 걸로 알려져 있는데 유엔 마약 범죄 사무소에서는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 위성 사진을 실었습니다. 온라인 사기의 중심이 되는 캄보디아의 여러 곳들 중 하나인 푸르사트라는 지역에서요. 2022년에서 올해까지 그 온라인 사기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과 인프라가 급속도로 확장 중임을 이 위성 사진을 통해서도 보실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실제로 이 온라인 사기 때문이라고 보기에는 직접적으로 어떤 물론 이제 합리적으로 이런 추정이 가능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이렇게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이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회원국 갈등 속 보이지 않는 아세안
Q. 앞으로 양국 관계나 태국의 정치적 상황은 어떻게 될 것 같나요?

일단 양국 정치를 이끄는 훈 센 가문과 또 탁신 가문만 놓고 보면 이 두 가문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태국의 정치 상황만 놓고 보자면 태국 정국이 당분간 또 불안정할 수밖에 없어 보이고요. 그리고 사태를 물론 수습을 하려고는 하고 있습니다만, 내각 총사퇴라든지 이런 뼈를 깎는 쇄신을 보여주지 않으면 굉장히 신뢰를 회복하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이미 이런 일이 있기 전에도 국민의 어떤 전폭적인 신뢰를 얻었다고 보기가 어려운 여론조사 결과들도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태국 국립개발행정연구소 여론조사에 의하면요. 37.48%는요 정부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고요. 31.68%는 정부를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통화 유출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이전부터 태국의 많은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았다라고도 볼 수가 있는 부분인데요. 그리고 지난 6월 28일에 가장 큰 규모의 반정부 시위, 즉 2023년에 프아타이당이 집권을 시작한 이후에 가장 큰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고요. 사실 태국의 정치 상황은 앞서도 언급했지만 군부의 지속적인 개입이 있었고, 쿠데타도 여러 번 이제 발생을 하고 그러다 보니까 정치 자체가 상당히 불안정한 측면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안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군 사령관에 대한 어떤 공격성 발언을 한 것이 사실상 또 군부에 혹시 정권을 장악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게 아니냐, 이런 의견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또 일각에서는 아니다, 그보다는 연정 내에 어떤 개각이나 총리 교체를 통한 정국 수습이 가장 현실성이 높다 뭐 이런 의견도 나오는데요. 저희가 인터뷰한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박은홍 | 성공회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쿠데타가 발생했던) 2006년이나 2014년에 그 시기에 태국 내 시민 의식에 비해서 2025년에 태국 내 시민의식이 훨씬 성장했다. 그래서 또 다른 군의 정치 개입이라는 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저는 그렇게 보고요.

사실 이번 사안은 동남아연합인 아세안, 동남아 국가들의 중재자를 자처하는 기구에도 또 하나의 큰 과제를 던졌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실제 저희가 인터뷰한 전문가도 이런 상황 속에 아세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박은홍 | 성공회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태국 캄보디아 분쟁을 두고서, 미얀마의 최대 위기를 두고도 아세안이 제대로 관리를 못 해 왔습니다. 갈등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아세안의 규범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이제 지적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태국 총리 아버지도 위기…탁신 수감 가능성
이번 사태가 태국 정치 전반은 물론이고 태국 캄보디아 간 외교 관계에 미치는 파장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패통탄 총리의 아버지인 탁신 전 총리가 현재 왕실 모독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어서 조만간 수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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