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러브버그 때문에 사람들 불편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앞으로 일주일이 고비가 될 걸로 보이는데요. 지금부터는 이게 대체 왜 나타난 거고, 잡을 방법은 없는 건지 종합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친환경 방제에 나선 현장에 장세만 기후환경전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오늘(2일) 낮 인천 계양산 정상, 짝짓기를 위해 신혼 비행에 나선 러브버그가 하늘을 뒤덮었습니다.
방제용 비닐 띠에는 붙잡힌 벌레들이 시커멓게 달라붙었습니다.
조망용 망원경에도, 나무 계단에도 온통 벌레 천지입니다.
가장 심했던 지난 주말보다는 개체수가 절반 가까이로 줄어들었는데도 이 정도입니다.
앞으로 1주일이 대발생 고비인데, 7월 중순이 되면 모두 사라질 전망입니다.
외래종에다 사람 몸에 붙어 불쾌감을 줘 퇴치하라는 목소리도 크지만 딱히 해를 끼치진 않습니다.
농약의 부작용을 우려해서 작년부터 친환경적인 방제법을 테스트해 왔는데, 효과가 어떤지 보겠습니다.
북한산 자락에 설치한 포집 장치, 장미꽃 향기가 러브버그를 유인한다는 미국 사례를 참고해 올해 처음 설치했는데, 효과는 기대 이하였습니다.
미국 러브버그와 국내종이 비슷하긴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종류가 달라 생태 특성이 일치하지 않는 겁니다.
[박선재/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 종간 특이성에서 이 벌레를 유인하는 그런 성분이 좀 달라서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을까 분석을 해보고요. 다른 또 유인물질이라든가 어떤 페로몬 개발을 통한 (유인제 개발을 계획 중입니다.)]
야간 시간대 불빛으로 유인하는 장치는 그래도 효과가 있었는데 다른 곤충들까지 뒤섞여 잡힌다는 게 단점입니다.
현재로서는 효과적인 방재법을 못 찾은 상황이라, 6월 말부터 7월 초, 러브버그 대발생 시기에는 산이나 야외 공원 출입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김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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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년 전부터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러브버그는 중국 산둥반도에서 넘어온 외래종입니다.
그럼 왜 이 벌레가 특히 수도권 도심 지역에서 확산한 건지 계속해서 장세만 기후환경전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러브버그 자생지는 원래 중국 남부와 타이완 등입니다.
하지만 국내 유입종은 이보다 훨씬 북쪽인 중국 산둥반도에서 넘어온 종류로 드러났습니다.
기후 변화 탓에 러브버그도 북상을 거듭하며 우리나라에까지 온 겁니다.
선박에 묻어 인천항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인천과 서울 서쪽이 주요 발생지가 됐습니다.
중국 러브버그가 지속적으로 유입됐다기보다는 일시적으로 들어왔던 게 국내에서 자체 번식을 거쳐서 세력이 커진 걸로 추정됩니다.
[박선재/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 유전적 다양성을 비교해 보니까 여러 번 유입된 것이 아니고 초기에 한두 번의 유입 후에 자체적으로 밀도가 증가한 후에 (대발생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와, 인천항 검역을 강화하더라도 상황을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먹이 환경이나 서식 여건이 좋지 않은 수도권 도심 지역에서 창궐한 점도 의문이었는데, 유전자 분석에서 일부 이유가 드러났습니다.
곤충들이 갖고 있는 살충제 저항성 유전자라는 게 있는데, 국내 러브버그의 경우 일반 곤충보다 더 많은 128개가 확인됐습니다.
[신승관/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 원래 살충제에 대한 저항성이 있는 품종이 한국에 유입이 된 걸로 보이고요. 그러다 보니까 살충제를 어느 정도 사용하는 환경인 서울이나 경기권 같은 민가 주변에 있는 산 지역에서 잘 살아남아서.]
정부는 유인물질을 찾아 포집하려는 노력과 함께, 토양에 사는 미생물 중 곤충에게만 병을 일으키는 곰팡이류를 찾아 러브버그 퇴치용 약제로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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