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가 2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글로벌 교역 축소, 높아지는 신용도 부담'을 주제로 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자사가 평가하는 국내 주요 기업의 올해 신용등급 전망이 지난해 대비 악화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준홍 S&P 글로벌 레이팅스 상무는 오늘(2일) 오전 서울 명동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 '글로벌 교역 축소, 높아지는 신용도 부담'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지난해 6월 기준 S&P가 평가하는 국내 기업 39개사의 등급 전망 비중은 '긍정적'이 5%, '안정적'이 87%, '부정적'이 8%였습니다.
그러나 올해 6월 현재 '안정적'이 85%로 지난해 대비 2%포인트 감소한 반면 '부정적'은 15%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긍정적'은 없었습니다.
특히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평가된 기업은 주로 중국발 과잉 공급 리스크에 직면한 석유화학 업종에 집중됐습니다.
박 상무는 "많은 석유화학 기업이 수익성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데, 특히 재무 측면에서 단기성 차입금이 많다"면서 "유동성 이슈가 단기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지만 펀딩 비용 상승은 압박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박 상무는 "한국의 석유화학 기업이 범용 제품을 많이 생산하고 있는 만큼 원가 경쟁력이 높은 중국 기업과 경쟁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산업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의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중국발 과잉 공급 외에도 박 상무는 한국 기업이 직면한 리스크로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따른 무역 갈등, 전기차 전환 수요의 둔화, 인공지능(AI)의 빠른 성장 등을 꼽았습니다.
김대현 S&P 상무는 최근 급증한 가계 부채와 양극화한 부동산 시장이 한국의 금융 산업에 위험 요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상무는 "향후 내수와 관련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채 리스크가 커질 수도 있다"며 "국내 내수 관련 노출이 많은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