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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제척기한 임박해 과세 통지…대법 "정당 사유 없으면 위법"

대법원 현판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 대법원

과세 당국이 정당한 사유 없이 세금 부과제척기간 만료가 임박한 시점에 과세 내용을 통지해 납세자가 과세 전 적부심사 기회를 박탈당한 경우 절차적 하자가 있어 세금 부과를 취소해야 한다고 대법원이 판단했습니다.

오늘(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A 씨가 동작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지난 5일 확정했습니다.

A 씨는 2002년 3월 취득한 서울 서초구 한 건물을 2016년 12월 16일 양도하고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규정에 따라 양도소득세 1천465만 원을 신고·납부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세무당국은 등기부와 달리 해당 건물에 전입세대 이력이 있는 옥상 부분이 존재하므로 비과세 적용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2016년 귀속 양도소득세 2억 510만 원을 2021년 5월 경정·고지했습니다.

이에 A 씨는 과세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과세당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문제의 옥상 부분은 주택에 해당하고, 해당 건물에 1세대 1주택 비과세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심은 옥상 부분을 주택으로 사용했다고 추단 할 수 없다는 이유로 1심 판단을 뒤집으면서, 과세 처분에 절차적 하자도 있어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심은 동작세무서가 A 씨에 대한 양도세 부과제척기간 만료일(2022년 5월 31일)이 임박한 2022년 5월 2일 과세 예고통지를 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국세기본법상 과세 예고통지를 받은 자는 30일 이내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과세관청은 예고통지를 하는 날부터 부과제척기간 만료일까지 남은 기간이 3개월 이하인 경우에는 적부심사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

2심은 "과세 관청이 정당한 사유 없이 과세 행정을 장기간 해태해 부과제척기간 만료 시점이 임박해서야 뒤늦게 과세 예고통지를 함으로써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박탈한 경우까지 과세전적부심사 기회 없이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2심은 동작세무서가 타 세무서로부터 관련 과세자료를 이관받은 시점(2021년 8월)부터 A 씨에게 과세 예고통지를 한 시점(2022년 5월)까지 9개월 동안 관련 사실을 조사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법원 판단도 2심과 같았습니다.

대법원은 "국세기본법에서 과세 관청이 부과제척기간 만료일이 임박해 과세 예고통지를 한 경우 과세전적부심사를 배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경위로 통지가 늦어졌는지에 대한 아무런 제한 없이 과세전적부심사를 생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헌법상 절차적 적법절차의 원칙과 과세전적부심사 제도의 도입 취지에 반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경우 과세 관청이 자의(恣意)로 과세전적부심사를 회피할 수 있게 해 과세전적부심사 제도 자체를 형해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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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빡!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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