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아트테크'.
최근 적지 않은 갤러리들이 고수익을 약속하며 투자자를 끌어모았지만, 수 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에 이르는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A 갤러리 피해자: 약 2억 6천만 원을 투자했고요.]
[K 갤러리 피해자: 전 재산이죠. 그때 당시에 다 모아놨던...]
처음에는 다들 '원금 보장'을 내세우며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합니다.
[S 갤러리 피해자: 저작권료 명목으로 0.8%씩 지급이 될 거고 무조건 원금 보장이 된다. 계약서상에도 명시가 돼 있고 본인이 보증하겠다. 정 못 믿겠으면 변호사 공증까지 받아주겠다.]
투자자가 미술 작품을 일단 사면 갤러리가 이를 대여 사업에 활용하고, 그 수익으로 매달 약 1%씩 저작권료를 준다는 구조입니다.
어떤 갤러리는 연 12% 수익에, 원금까지 보장된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원금 회수를 요청한 이후부터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S 갤러리 피해자: 제가 1월에 재매입 신청(원금 회수 요청)을 했거든요. 처음에는 당연히 ' 네 알겠다' 그러고 약속한 그다음 달이 됐어요. '회사 사정이 어렵다' '자금 흐름이 막혀 있다'...]
피해자들은 뒤늦게 자신과 똑같은 상황에 놓인 수백 명의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결국 대형 갤러리 관계자를 사기 및 유사수신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이지훈/변호사: 피해자들의 원금을 이용해 마치 실제로 비즈니스 수익이 발생한 척하면서 피해자들 돈으로 피해자들한테 이자를 주고 있었던 거예요.]
몇몇 피해자는 그림이라도 회수해 집에 걸어두고 있지만, 일부 작품은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합니다.
[T 갤러리 아트테크 피해자: 여기 거실에 하나 걸려있고 안방에 하나 더 있어요. 처음에는 원금을 돌려준다더니 '재매입 당연히 해 드리죠'라고 하더니, 찾아가니까 법인 통장 보여주면서 '나 돈 없다'...]
또 다른 피해자는 전 재산을 투자해 400만 원부터 750만 원짜리 작품 등 총 다섯 점을 6천만 원에 구매했습니다.
[피해자: (이거 얼마 주고 샀어요?) 약 400만 원 주고 샀어요. (이건 얼마예요?) 약 750만 원이요.]
[피해자: 연 10%고, 3년 동안 이렇게 매달 꼬박꼬박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되게 안전하다고 비교적 생각을 했습니다. 총 다섯 점 해서 6천만 원.]
하지만 지금 손에 남은 건 세 점뿐. 나머지 두 작품은 어디 있는지 행방조차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더 황당한 순간은 전문가에게 감정 결과를 듣고 난 뒤였습니다.
그나마 소유하고 있는 작품들마저도 기대했던 가치에 한참 못 미쳤던 겁니다.
[정준모/前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가치를 따져본다면 저로서는 이 작품이 거래됐다고 하는 가격에 상당히 못 미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재판매가 가능할지 이 작품을 똑같이 좋아해서 그 돈을 낼 수 있을지도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근사한 그림으로 고정적인 수익을 기대했지만 돌아온 것은 깊은 후회.
불황기엔 미술품이 마치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모든 작품이 그 가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에 전문가들은 작품을 구매하기 전 반드시 심사숙고할 것을 강조합니다.
[정준모/前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미술품을 구매할 땐 중요한 건 꼭 실물을 확인하고, 그다음에 권위 있는 감정기관으로부터 받은 진품 감정서와 가치 평가, 가격 감정서를 동봉해서 꼭 받길 바랍니다.]
(취재 : 권유진, 구성 : 최석훈(인턴), 영상편집 : 김나온, 디자인 : 김보경, 제작 : 모닝와이드3부)
* 해당 콘텐츠는 AI오디오로 제작됐습니다.
[자막뉴스] 그림으로 돈 벌 수 있다더니…새 투자자 끌어들여 '돌려막기'?
입력 2025.06.27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