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포르도 농축 시설
유럽에서도 이란의 농축 우라늄이 미군의 폭격 뒤 '대체로 온전한'(largely intact)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는 초기 정보평가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유럽 당국자들은 이 신문에 유럽연합(EU) 각국 정부에 제공된 예비 정보 평가를 보면 미국의 포르도 핵시설 공격 이후에도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이 대체로 그대로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당국자들은 이란의 준무기급 농축 우라늄 408㎏이 미국에 공격받을 당시 포르도 핵시설에 집중돼 있지 않고 다른 여러 장소에 분산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란의 주장과 유사한 내용입니다.
포르도에서 발생한 폭격 피해 정도에 대한 최종적인 정보 보고서는 나오지 않았으나 한 초기 평가는 광범위한 손상에도 완전한 구조적 파괴는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이 같은 초기 평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한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미국 언론에서도 미국 정보당국의 초기 평가를 인용해 이와 비슷한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이날 프랑스 라디오와 한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엄청난 손상을 겪었다"면서도 완전히 파괴됐다는 주장은 한참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의 핵시설이 완전히 제거돼 핵프로그램이 수 십년 퇴보했다면서 이런 보도가 가짜 뉴스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FT는 미국이 이란 핵시설 공습 뒤 EU 동맹국들에 이란의 잔존 핵능력에 대한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앞으로 이란과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 계획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지침을 전하지 않고 있다고 당국자들을 인용해 덧붙였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