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일, 국방부는 병사가 심사를 거쳐야만 진급이 가능하게 한 군인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시행하고 사실상 자동 진급의 폐지를 발표했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5월 29일) : 계급에 부합하는 전투 기술 개인 역량은 반드시 갖춰야 합니다. 그래서 그걸 갖춘 병사들에게 합당한 계급을 부여하는 것이라 지극히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조치입니다.]
기존 방침에서는 최대 2개월까지만 진급 누락이 가능했지만, 진급이 누락된 병사가 일병에 머무를 경우 전역하는 달의 1일에 상병, 전역 당일에 병장으로 진급하도록 규정한 건데 자칫 일병만 15개월동안 복무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 논란입니다.
현역 군인들은 큰 난색을 표했습니다.
[현역 군인 : 오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닌데 굳이 그렇게 해야 되나 싶기도 하고]
[현역 군인 : 족보가 꼬인다거나 하는 그런 문제도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역 군인 : 병사들 사이에서는 좀 안 좋은 부분들이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현역 군인 : 개인 정비 시간을 많이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체력 단련을 할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똑같은 기준으로 심사를 보는 건 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곧 입대를 앞둔 입영대상자들도 개편된 제도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았습니다.
[안성현/입영대상자 : 신체적으로 못 따라오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데 능력주의대로 하면 좀 불공평하지 않을까 싶어요.]
[옥동민/입영대상자 : 제가 만약에 진급이 되지 못하면 약간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을 수도 있고 상대적인 박탈감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해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금 아쉽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이런 걱정은 과하다며 이 제도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도 합니다.
[양욱/아산정책위원회 연구위원 : 달리 생각하면 내가 잘하면 더 빨리 올라가서 좋은 봉급으로 오래 군 생활을 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런 것들이 병사들로 하여금 더욱더 열심히 군 생활에 접근을 할 수 있게 하는 그런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군이 이 제도를 택하고 있어 바람직한 효과가 기대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개인주의 성향이 짙은 미국에 비해 공동체 문화가 짙은 한국의 경우엔 이 제도가 병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채성준 교수/서경대학교 군사학과 : 미군은 병사도 마찬가지로 능력 위주의 진급제를 사실 채택하고 있습니다. 다만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미군은 모병제고요, 우리는 징병제라는 차이점에서 접근을 해야 합니다.]
2016년 이후로 확연히 오른 병사들의 월급에 인건비 절감을 위한 방책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상적으로 진급했을 때와 진급이 최대로 누락될 시 복무 중 받는 월급의 차이가 무려 390만 원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윤태민/입영대상자 : 나라 곳간이 여유가 없구나라는 걸 좀 느꼈습니다.]
[현역 군인 : 월급도 사실 진급이 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차이가 나는데 그 부분에서도 안타까움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논란이 지속되자 자녀를 군대에 보낸 한 부모는 제도에 반대하며 국민 동의 청원까지 올렸고 빠른 시간 안에 6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박연호/청원인 : 꽃다운 나이에 군대를 간 아이들이 무한 진급 누락이라는 이런 제도의 희생양이 돼야 하는지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온라인 상에서도 자동 진급 폐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 25일 국방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며 보류를 발표했습니다.
[정의찬/입영대상자 : 자진 입대가 아닌 의무적으로 가야 하는 이상 진급 정도는 해줘야 되는 게 맞지 않나라고 생각을 해요.]
[옥동민/입영대상자 : 솔직히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대화가 있은 다음에 점차적으로 그런 정책이 시행돼야지 갑자기 이렇게 된다고 하면 저희도 조금 당황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충분한 논의 없이 갑작스럽게 개정안을 발표한 국방부를 향한 불만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검토 결과가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채성준 교수/서경대학교 군사학과 : 제도 도입 이전에 나름대로 시뮬레이션을 좀 해보고 정착을 시켰으면 좋을 텐데 갑자기 발표를 해서 이렇게 하겠다고 하니까 여러 가지 예상되는 우려 그 다음에 여기에 따르는 부작용 이런 의구심까지 받게 된 결과를 초래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해당 콘텐츠는 AI오디오로 제작됐습니다.
(취재 정경우 위효정, 구성 신혜주(인턴), 영상편집 김수영, 제작 모닝와이드3부)
[자막뉴스] 15개월 동안 일병만?…국방부 '자동진급폐지'논란에 전면 재검토 지시
입력 2025.06.27 10:38
수정 2025.06.27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