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에 빡 박히는 이슈 맛집 '귀에 빡!종원'. SBS 최고의 스토리텔러 김종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이 이란에 벙커버스터 14발을 투하하고 딱 이틀 만에 이스라엘과 이란이 급 휴전에 돌입했습니다. 전쟁이 곧 종식될 거란 얘기에 전 세계가 한숨 돌리게 됐는데요. 이 시점에서 전쟁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사상 처음 실전에 쓰인 슈퍼 벙커버스터의 실제 파괴력과 성능입니다.
이걸 가장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을 나라는 바로 북한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땅굴 파기의 일인자가 북한이기 때문인데요. 이 땅굴에 대한 공략법이 나왔다? 아마 북한은 지금의 전략전술을 다시 써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벙커버스터의 파괴력, 효용성이 한국의 방위 산업과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요?
미국은 이번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에 개입하는 걸 사실은 주저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강력하게 계속 요구를 했죠. 그 이유는 이스라엘이 절대 혼자서는 수행할 수 없는 유일한 임무, 오직 미국만이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임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파괴하는 거예요.

이란은 포르도와 나탄즈 같은 곳의 지하 깊숙이에 핵시설을 숨겨두고 있죠. 이스라엘 같은 무기 체제로는 지상 시설 밖에는 쓸어버릴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이게 국제적인 우려 속에 시작한 무리한 전쟁인데 전쟁을 아니한 만 못한 상황이 되는 거죠. 이러다 보니까 미국의 개입이 굉장히 절실했고 특히 미국만 가지고 있는 벙커버스터가 굉장히 필요했던 상황입니다.
미국이 만든 괴물 벙커버스터...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이스라엘 같은 경우도 벙커버스터를 가지고는 있어요. 그런데 이스라엘이 가지고 있는 거는 관통 능력이 지하 6m 정도까지라고 알려져 있거든요. 그런데 이란이 가지고 있는 포르도 같은 곳의 핵시설이 지하 80~90m에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6m짜리 관통하는 벙커버스터는 택도 없죠.

미국이 가지고 있는 이른바 슈퍼 벙커버스터의 정확한 이름은 GBU-57 MOP입니다. 무게가 13.6톤에 달합니다. 굉장히 무거운 폭탄이다 보니까 이거를 실어서 운반할 수 있는 폭격기는 미국의 B-2 폭격기밖에 없어요. 지하 60미터까지 뚫을 수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괴력도 파괴력이지만 정밀도도 굉장히 뛰어납니다. 이러다 보니까 한 번 뚫고, 거기 뚫은 곳에다 또 뚫고, 또 뚫고 이런 식으로 폭탄을 땅 속으로 투입을 시킬 수가 있는 거고요. 여기서 인공 지진을 일으키면서 설사 조금 밑에 시설이 있다 하더라도 이게 다 같이 지진으로 붕괴가 되게끔 만드는 거죠.
거기다가 벙커버스터한테 정말 중요한 기능이 있는데 만약에 폭탄이 지면을 때리는 순간 폭발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무용지물입니다. 60m를 뚫고 내려갈 때까지 터지지 않아야 돼요. 이거를 지연신관이라고 하는데 땅의 밀도를 센서로 계산해서 뭔가 지하 시설이 있다면 뻥 뚫린 공간이 나타날 거 아니에요? '어? 여기가 뻥 뚫렸네?'라고 인식하는 순간 거기서 터지게 되는 거죠.
이렇게 엄청난 기능을 담고 있고,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폭탄이다 보니까 GBU-57 같은 경우는 핵탄두가 달려 있는 것도 아니고 대량 살상 무기도 아니기 때문에 재래식 폭탄으로 분류가 되는데도 미국이 가장 중요한 전략 무기로 분류를 하면서 우방 중의 우방인 이스라엘에게도 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이렇게 엄청난 폭탄이니까 이란의 지하 핵시설은 다 파괴가 됐을까요?
이론상 완벽한 벙커버스터, 실전에서 정말 먹힐까?
지금까지는 사실 이론적인 내용입니다. 실제 파괴력은 지금까지 아무도 본 적이 없어요. 이 벙커버스터가 실전에 쓰인 게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실전에서 쓰였을 때의 효과가 이론과 똑같은가를 분석하기 위해서 수많은 군사 전문가들의 이목이 현재 이란의 벙커버스터 투하 현장에 집중되고 있는 거예요.

지금 일단은 위성 사진과, 미국과 이란에서 나오는 발언들을 놓고 분석을 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확실히 사진으로 보면 이란 지하 시설이 있는 곳에 선명하게 구멍이 뚫려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지하 시설이 정말 다 파괴됐느냐? 일단 트럼프는 그렇다고 했어요.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이란의 핵심 핵 농축 시설들은 완전히 그리고 철저히 파괴됐습니다.
이란의 핵심 핵 농축 시설들은 완전히 그리고 철저히 파괴됐습니다.
하지만 당장 미국의 합참의장만 해도 발언이 교묘하게 온도차가 느껴집니다.
댄 케인 | 미국 합참의장
최종 피해 평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공습 시설 모두 극심한 피해와 파괴를 입었습니다.
어떤 시설이 여전히 남아있는지, 파괴됐는지 언급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릅니다.
최종 피해 평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공습 시설 모두 극심한 피해와 파괴를 입었습니다.
어떤 시설이 여전히 남아있는지, 파괴됐는지 언급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릅니다.
거기에다가 이란 같은 경우는 아예 이렇게 얘기를 해요.
메흐디 | 이란 앵커 겸 정치평론가
지하 핵시설 입구 두 곳만 피해를 입었단 보고가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허세를 부린 겁니다.
지하 핵시설 입구 두 곳만 피해를 입었단 보고가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허세를 부린 겁니다.
슈퍼 벙커버스터를 완전히 무시하는 발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땅속에서 무슨 일인가 벌어졌다' '뭔가 뚫고 들어갔다'는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이번 벙커버스터 실전 효과에 이렇게 전 세계 이목이 집중이 되는 건, 최근 무기가 엄청나게 발전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옛날부터 써오던 지하 벙커라거나 지하 요새는 사실상 핵폭탄을 떨어뜨리기 전에는 파괴하는 게 불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외과 수술을 하듯이 정밀하게 지하 시설만 파괴할 수 있는 무기가 새로 등장을 했다? 각국의 전략서를 새로 바꿔야 될 만큼의 엄청난 무기의 등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이쯤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조금 자부심을 가져도 됩니다. 왜냐하면 미국만 갖고 있다고 알려진 이 슈퍼 벙커버스터와 동일한 성능이거나 혹은 더 대단한 파괴력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는 벙커버스터를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현무-5입니다.
슈퍼 벙커버스터 보유국 한국...미국보다도 세다?
한국의 현무-5는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죠. 현무-5는 2010년에 우리나라가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겪은 후에 개발이 시작됐거든요.

북한 같은 경우는 아예 산 지하를 통째로 지하 요새화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거기다가 북한의 산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지역이 대부분입니다.
양욱 |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에게 보복할 수 있는 보복 무기가 뭐냐라는 걸 놓고 저희들이 고민을 했고 그때 마침 미국이 벙커버스터를 시험 평가를 하고 있었어요. 다른 거 할 거 없고 저걸 미사일에 싣는 방안으로 추진을 해 보자라는 게 애초에 개발 취지였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우리는 B-2 폭격기가 없잖아요. 그렇다면 탄도미사일의 형태로 실어서 쏘자라는 게 현무-5의 아이디어입니다.
애초에 만들 때 벙커버스터를 생각하고 만든 거예요.
북한에게 보복할 수 있는 보복 무기가 뭐냐라는 걸 놓고 저희들이 고민을 했고 그때 마침 미국이 벙커버스터를 시험 평가를 하고 있었어요. 다른 거 할 거 없고 저걸 미사일에 싣는 방안으로 추진을 해 보자라는 게 애초에 개발 취지였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우리는 B-2 폭격기가 없잖아요. 그렇다면 탄도미사일의 형태로 실어서 쏘자라는 게 현무-5의 아이디어입니다.
애초에 만들 때 벙커버스터를 생각하고 만든 거예요.
북한 같은 경우는 깊은 곳은 한 지하 300m까지 내려간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미국의 슈퍼 벙커버스터인 GBU-57로도 조금 역부족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GBU-57의 무게는 13.6톤,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현무-5는 탄두의 무게가 8~9톤 정도 되는 걸로 알려져 있어요. 미사일 탄두가 보통 1톤 정도 하거든요. 현존하는 미사일 탄두 중에 가장 무겁습니다.

일부 언론보도를 보면 GBU-57의 탄두가 2.4톤이기 때문에 탄두무게로 보면 현무-5가 훨씬 더 무겁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하지만 GBU-57은 탄두가 분리되지 않는 '폭탄'이고, 현무-5는 발사체에서 탄두가 분리 되는 '탄도미사일'입니다. 현무-5는 발사체를 포함하면 30톤이 넘지만, 적 시설을 타격할 때에는 탄두만 분리돼 떨어지기 때문에 결국 9톤짜리 탄두가 떨어지는 거고, 미국의 벙커버스터는 13.6톤 몸통 전체가 그대로 떨어지는 거예요. 이러다 보니 실제 무게를 따지면 현무-5의 무게가 미국의 슈퍼 벙커버스터보다는 가벼운 겁니다.
무게가 무거울수록 파괴력이 커지고 관통력이 세지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면 미국의 벙커버스터보다 약한 거 아니야? 할 수 있지만 이게 얼마나 빠르게 타격 지점을 타격하느냐도 봐야 되거든요.
미국의 벙커버스터 같은 경우는 비행기에 실어서 폭격을 하잖아요. 우리나라는 이걸 미사일에 탑재를 해서 쏩니다. 이러다 보니까 훨씬 속도가 빨라요. 그래서 미국의 벙커버스터보다도 더 파괴력이 세다는 얘기가 나오거든요. 미국의 벙커버스터가 한 60m 지점까지 뚫을 수 있다면 한국의 현무-5는 100m 지점까지도 뚫고 들어갈 수 있다고 분석을 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벙커버스터는 그냥 뚫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정말 터져야 될 데서 터져야 되는 각종 기술이 들어가 있다고 했잖아요.
특히나 북한의 지하 요새 같은 경우는 굉장히 구조가 복잡하다고 알려져 있어요. 가짜 빈 공간들을 막 만들어 놓고 얼기설기 이거를 막 섞어 놓고 이런 식으로 설계를 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파악을 해서 가장 효과적으로 파괴시켜야 되잖아요. 이러다 보니까 굉장히 발달돼 있는 센서가 현무-5에도 똑같이 담겨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양욱 |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아직은 북한이 잘 모르죠, 현무-5가 어떤 무기인지. 근데 이번에 벙커버스터에 의해서 이란이 피격된 사례, 특히나 그로 인해서 우리 현무-5도 이것과 유사한 혹은 더 개선점도 있는 그런 측면들이 밝혀진다면 북한이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거죠.
아직은 북한이 잘 모르죠, 현무-5가 어떤 무기인지. 근데 이번에 벙커버스터에 의해서 이란이 피격된 사례, 특히나 그로 인해서 우리 현무-5도 이것과 유사한 혹은 더 개선점도 있는 그런 측면들이 밝혀진다면 북한이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거죠.
일각에서는 사실 이런 얘기도 나와요. 현무-5처럼 탄두의 무게를 계속해서 증량하는 방식은 다른 나라가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북한 같은 적을 두고 있는 나라가 없다 보니까 필요가 없어서 안 하는 거다. 사실 그렇게 대단한 기술이 아니다.
그런데 제가 만나본 수많은 군사 전문가들은 그거는 사실이 아니라고 딱 잘라서 말합니다. 생각을 해 보세요. 이거는 굉장히 단단한 암석층을 뚫고 들어가서 터지게 만들어야 됩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각종 장비가 그 엄청난 충격에도 버틸 수 있도록 표면을 둘러싸고 있는 강철을 개발해 내야 돼요. 미국 같은 경우는 어떤 강철로 이걸 둘러싸야 될까를 굉장히 오랜 기간 연구를 했고 미군이 직접 에글린 강철이라는 특수 강철을 만들어서 벙커버스터에 쓰고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도 국방과학연구소가 이거를 연구했습니다. 현무-5에 들어갈 강철을 자체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현재 우리나라의 국방과학연구소가 특허까지 내놓은 상태입니다. 이게 미국 벙커버스터에 쓰인 에글린 강철보다도 15% 정도 더 튼튼하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것만 하더라도 소재 산업 분야에서 엄청난 기술력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전체를 개발하고 연구한 것은 ADD, 국방과학연구소고요. 이들이 생산을 하지는 않기 때문에 현무-5의 탄두와 미사일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만들고 현무-5를 실어서 움직이는 이동식 발사대는 기아자동차에서 만듭니다. 전부 우리나라 기업들이잖아요. 우리나라가 자체적으로 이런 걸 생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한 거고 그래서 한국의 방산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그럼 이참에 우리나라 벙커버스터를 수입하려는 나라도 생기지 않을까? 그렇지 않아도 한국 방산이 해외로 활발하게 나가고 있는데' 이런 궁금증을 가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가 확실한 답변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미사일을 수출을 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1년에 미사일 기술 통제 체제 MTCR이라는 국제 프로그램에 가입을 했습니다. 만약 미사일을 수출하려고 한다면 엄청난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게다가 애당초 현무-5를 개발할 수 있었던 건 2021년에 한국과 미국 사이에 맺어져 있던 '한미 미사일 지침'이 폐지되면서입니다. 미국은 그동안 이 지침에 의거해서 한국에서 개발하는 미사일의 사거리와 탄두의 중량을 철저히 제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1년 이게 완전히 풀리면서 탄두 중량도 9톤 까지 늘릴 수가 있었고, 사거리도 가벼운 탄두를 탑재할 경우 5,000km까지 날아갈 수 있는 현무-5 개발이 가능했던 것이죠. 즉, 만약 한국이 현무-5를 수출하려고 한다면 일단 미국부터가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이 GBU-57 벙커버스터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듯, 한국도 가장 강력한 전략무기인 현무-5를 수출하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어떤 나라든, 핵심 전략무기를 수출하지는 않을 거니까요.
하지만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방위 산업 기술이 다시 한번 주목받을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얘기도 나와요. 지금 현시점 방위산업계의 가장 핫템은 벙커버스터가 된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벙커버스터라는 핫해진 기술의 정점을 우리나라의 방위산업체들이 가지고 있다는 게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이들이 만들어내는 다른 물건들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거예요. 지금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뿐 아니라 현대로템이나 LIG넥스원 같은 방산업체들의 주가가 정말 고공행진을 하고 있잖아요. 앞으로 향후 우리나라 방위산업 주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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