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책대출 잔액과 비중 추이 등
대출·보증 등 정부가 지원하는 주택 정책금융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 가계부채 관리에 걸림돌이 되고 집값 상승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25일) 공개한 '우리나라 주택 정책금융 현황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가계 주택 정책금융 가운데 정책대출과 공적보증 잔액은 각 315조 6천억 원, 598조 8천억 원에 이릅니다.
정책대출의 75.9%는 주택담보대출이었고, 보증의 48.1%를 전세 관련 보증이 차지했습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주택 정책금융은 가계 주거 안정과 고정금리·분할상환 비중 확대 등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 개선 등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면서도 "하지만 정책대출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서 빠진 상황에서 커진 정책대출 비중은 가계부채 관리에 어려움을 주고, 과도한 정책금융 공급은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주택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정책대출 상품과 공급 대상이 꾸준히 늘면서 정책대출의 가계신용 대비 비중은 2015년 말 9.0%에서 작년 말 16.4%까지 커졌고, 주택 관련 대출 대비 비중도 같은 기간 16.9%에서 28.1%로 확대됐습니다.
이에 따라 2018∼2019년 전세 관련 정책금융 공급 증가가 이후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금융 여건 완화 등과 맞물려 2020∼2021년 전세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고, 2023년에는 주택구입을 위한 정책금융 공급이 늘어 주택매매가격이 올랐다는 게 한은의 설명입니다.
한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정책대출에 대한 DSR 적용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DSR 규제 대상에 정책대출이 포함될 경우 전체 가계대출 잔액 중 DSR 규제 적용 대상 비중이 5.6%포인트(p) 늘어 정책 효과가 그만큼 커집니다.
한은은 구체적으로 수도권 주택의 정책대출에 현행 DTI(총부채상환비율·소득 대비 부채 비율) 규제 비율(60%)과 비슷한 수준의 DSR 규제를 도입하고, 향후 단계적으로 강화 또는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상충하지 않도록 주택 정책금융 공급 규모 자체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게 한은의 조언입니다.
한은은 "동시에 취약계층과 실수요자 지원은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저소득 취약 가구에 현행과 같이 낮은 금리로 우선 정책금융을 공급하되 금융교육, 재무 설계·상담, 자산 형성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전세대출 보증도 저소득 취약 가구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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