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동의 두 '앙숙'인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이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는 모습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자로 단계적 휴전을 선언했지만, 앙금이 남은 양측은 소규모 공격을 주고받았습니다.
휴전 돌입 직후에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2발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전투기를 띄워 보복 공습했습니다.
다만, 이란은 미사일 발사를 부인했으며,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도 레이더 기지를 겨냥해 제한적으로 이뤄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휴전은 이제 발효됐다. 위반하지 마라!"고 호통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네덜란드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휴전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단호하고 직접적으로"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대화 도중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욕설을 섞어가며 강한 어조로 비난했으며, 이후 이스라엘과 이란은 추가적인 교전 없이 휴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양국은 각자가 이번 전쟁의 '승리자'라고 앞다퉈 주장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에 대한 기습 공격을 결단하고, 이란의 핵 개발을 저지하면서 국내에서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다고 NYT가 전했습니다.
반면,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성명에서 "적이 후회 속에 패배를 받아들이고 일방적으로 침략을 멈추게 만드는 승리를 거뒀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제 이스라엘과 이란은 휴전 이후 '밀린 숙제'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합동참모본부 회의에서 "우리는 중요한 단계를 마무리했다"며 "이제 초점은 다시 가자로 돌아간다.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하마스 정권을 해체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은 민간인 이동과 경제 활동 등 전시 제한 조치를 대부분 해제했으며, 공항 운영도 전면 재개했다고 WSJ는 전했습니다.
NYT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 지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핵) 문제를 협상 테이블과 국제적 틀 내에서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처럼 미국이 힘을 앞세워 강제한 중동의 휴전은 일단 이뤄졌지만,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입니다.
대표적인 이유가 이란의 핵 문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공습으로 "모든 핵 시설과 역량을 파괴했다"고 주장했지만, 미 국방정보국(DIA)이 작성한 기밀 보고서는 핵 물질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고 NYT와 CNN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는 휴전 속에 페르시아만의 긴장감은 여전한 분위기입니다.
WSJ에 따르면 영·미 해군은 공동 해양정보센터를 통해 이 지역을 지나는 선박들에 "휴전에도 불구하고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지정학적 위기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전에 따른) 전자 교란이 만연한 점을 고려해 항로를 우회하는 비상 계획이나 레이더 기반 항법 등 보안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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