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운 고조에 한국 경제 긴장…물가 상승·심리 위축 등 우려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으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한국 경제에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수출과 기업 수익성, 소비 심리, 금융시장 등 거시 지표 전반에 '하방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늘(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습으로 유가 급등 가능성이 커졌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옵션 시장의 과열, 해운 운임과 디젤 가격의 급등, 원유 선물 가격 변화 등 극심한 변동성이 다음 주에도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정세 불안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의 불확실성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리서치업체 MST 마퀴의 사울 카보닉 에너지 분야 수석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이번 미국의 공격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걸프 지역 석유 인프라를 공격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위협을 키운다"며 "이란이 앞서 위협했던 대로 대응에 나설 경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라보뱅크의 조 델라우라 글로벌 에너지 전략가 또한 유가가 배럴당 80∼9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국제 유가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이 격화 조짐을 보인 이후 빠르게 상승해왔습니다.

지난 13일 기준 배럴당 74.23달러였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20일 기준 76.84달러로 올랐습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77.01달러로 급등했고, 서울 휘발윳값도 1천721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 상황이 장기화하거나 실제 전면전으로 번질 경우 유가는 향후에도 지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유가 상승은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됩니다.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수입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고, 이는 곧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반영돼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게 됩니다.

원·달러 환율 상승도 복병입니다.

전통적으로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면 달러 강세가 나타나는 만큼, 중동발 긴장이 지속될 경우 원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환율 상승은 수입 제품의 원가를 추가로 끌어올려 또다시 물가를 자극하는 이중 부담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의 수익성도 위협받습니다.

특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비용 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마진이 줄어들면 투자 여력도 위축돼 성장 동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