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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위협 속 이란 최고지도자, 비밀부대 경호 받는 중"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사진=AP, 연합뉴스)
▲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극도로 보안이 강화된 장소로 이동해 비밀리에 선발된 정예부대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1일(현지시간)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의 노골적인 암살 위협 속에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 경호부대에 자신의 목숨을 맡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란 당국자들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이란 정권 내부에 깊숙이 침투했다는 판단에 따라 이 부대는 엄격한 검증을 통해 선발됐으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핵심 간부들도 그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한 당국자는 "그는 죽음을 피하려고 숨어 있는 것이 아니며, 벙커에 있지도 않다"면서 "하지만 그의 목숨이 위험에 처해 있으며, 침투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부대가 그를 보호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텔레그래프는 하메네이의 영상 연설에서도 그가 거주지를 변경한 정황이 나타난다고 분석했습니다.

하메네이가 최근들어 갈색 커튼 또는 1979년 이란 왕정을 전복시킨 이슬람혁명 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연설했는데, 그가 이전에 연설하던 장소와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텔레그래프는 이들 연설이 수도 테헤란 중심부에 있는 IRGC 미디어 센터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는 하메네이가 그 근처에 살거나 센터 지하에 살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하메네이는 오랫동안 자신의 '순교'를 언급해 왔고, 이스라엘이 언젠가는 자신을 암살하려 들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대규모 공격을 단행하면서 '표적 공습'으로 최소 11명의 군 최고위 지휘관과 14명의 핵 과학자를 제거하자 최고지도자의 안전을 둘러싼 우려는 실질적 공포가 됐습니다.

이런 까닭에 이란 정권이 하메네이의 러시아 도피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가 작년 12월 정권이 붕괴하자 우군이었던 러시아로 도피했던 것처럼, 러시아와 오랫동안 우호관계였던 이란의 최고지도자도 같은 선택을 하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다만, 하메네이의 도피 가능성을 점치는 정권 내부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메네이가 비밀 경호를 받고 있다고 전해 준 당국자는 "그는 이란에 있으며 어디로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겁쟁이 아사드처럼 도망가지 않는다. 외국이 침략하는 시기에 국가의 사기는 그의 생존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탄도미사일로 자국 본토에 보복하자 하메네이 제거 위협을 더욱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메네이 살해가 갈등 심화가 아니라 '갈등 종식'으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말했고,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그를 '현대판 히틀러'라 칭하며 "계속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메네이를 정점으로 하는 이란 신정일치 체제를 붕괴시켜 중동 질서 재편을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란 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할지 여부를 저울질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소위 '최고 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서 '쉬운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1939년생인 하메네이는 이란 이슬람혁명을 이끈 호메이니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혁명 1세대를 대표하는 성직자이자 정치인으로, 1981년 대통령으로 선출돼 7년간 이라크와 전쟁을 치렀고 호메이니가 사망한 뒤 1989년 최고지도자로 선출됐습니다.

'신의 대리인'으로 군 통수권을 비롯해 외교·안보 등 주요 정책을 최종 승인하는 이란 체제의 '정점'인 하메네이가 사라지면 이란은 구심점을 잃고 체제 붕괴 수순에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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