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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의 인생 바꾼 한국행은 '이 남자' 덕분이었다 [스프]

[더 골라듣는 뉴스룸]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대니 구
요즘 TV 예능까지 접수하며 '클래식 아이돌'로 떠오른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재미교포인 그는 한국에서 연주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는데,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은 한국행은 어떻게 이뤄졌을까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이끌었던 '앙상블 디토'와의 인연, 그리고 한국에서 연주하며 느꼈던 행복감에 대해 들어봅니다.

김수현 기자 : 미국에서 대학 다니는 동안 한국에는 그냥 친척들 만나러 왔다 갔다.

대니 구 바이올리니스트 : 맞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3년에 한 번? 엄마는 여름 학기를 계속 가르치니까 엄마가 휴가 낼 수 있을 때 엄마랑 오고 아빠가 휴가 낼 수 있으면 아빠랑 오고, 그냥 가족들 보러 왔다가 운 좋게 2016년에 어떻게 보면 스카우트된 거죠.

2015년도에 캘리포니아에 있는 라 호야 페스티벌에서 같이 현악 4중주를 했어요. 예쁘게 봐줬던 것 같아요. 그때 정말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의 마지막 해였어요. 그래서 게스트가 필요했는데 오디션 같은 거죠. '올 생각이 있냐.' 저는 교포로서 한국에서 연주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너무나 하고 싶은데 길이 없잖아요. 큰 콩쿠르를 해본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한국에서 연주를 해요. 근데 너무 좋은 계기로 처음 게스트로 오게 된 거죠.

김수현 기자 : 그러면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픽 해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연주를 하신 거네요. 어떠셨어요?

대니 구 바이올리니스트 : 깜짝 놀랐어요. 처음 예술의전당 콘서트 했던 게 2016년 6월이었어요. 미국, 유럽 연주를 하면 관객이 보이잖아요. 대부분 어르신들이 많아요. 머리가 흰색이 많고, 혹은 머리가 없는 사람들이 많아요. (웃음) 여기 왔는데 어르신들부터 젊은 관객들까지 호응이 너무 좋은 거예요. 에너지가.

특히 앙상블 디토의 셀링 포인트가 클래식 보이밴드처럼 한 거잖아요. 그래서 악기 하는 어린 학생들도 많고, 호응 자체가 너무나 새로웠고요. 호응도 호응이지만 너무 집중하는 관객들. 끝나고 사인회 같은 것도 처음이었는데 막 뭐가 된 기분이고 너무 신기한 거예요. '왜 내 사인을 왜 원하지? 도대체 왜?' (웃음) 근데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는 거예요.

그래서 딱 첫 연주하자마자 '나는 이 상황이 너무 좋은데 어떻게 다시 올 수 있을까? 이 그룹 안에서 나의 메리트가 뭘까?' 그래서 SNS도 시작했던 거고, 그때만 해도 연주자들이 인스타그램 많이 안 했어요. '적극적으로 소통을 해야 되겠구나. 한국말이 더 늘어야 되겠구나.' 2017년에 멤버로 합류하면서 회사와 본격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시작했죠.

김수현 기자 : 앙상블 디토는 이제는 활동 안 하지만 어쨌든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도 있고.

대니 구 바이올리니스트 : 그 브랜드가 됐었죠.

김수현 기자 : 그때 진짜 센세이션이었어요. 실내악을 하는 앙상블인데 그렇게 인기 많기가 쉽지 않거든요.

대니 구 바이올리니스트 : 방향을 일찍 찾았던 것 같아요. 사실 사인회 할 때 앙코르곡 '하얀 거탑' OST만 기억해요. 베토벤, 야나체크 다 했는데 결국 기억하는 건 그 OST야. 그게 나쁜 게 아니거든요. 이런 것도 있어야 되거든요. 이게 밸런스인데, 앙상블 디토가 빨리 그걸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열려 있는 것 같고 다양한 시도를 더 많이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이병희 아나운서 : 대중화에 완전 앞장서서.

대니 구 바이올리니스트 : 해야죠.
사진 : 대니 구 인스타그램

김수현 기자 : 리처드 용재 오닐 씨를 몇 번 인터뷰했었는데, 그런 얘기 많이 했었어요. '실내악이라고 해서 무조건 다 어렵다고 할 게 아니라 이렇게 계속 연주해야 된다.'

대니 구 바이올리니스트 : 맞아요. 사실 클래식 음악 공연이 어려운 게 팩트이고 지루할 때가 대부분이고. 그러면 다양한 시도들, 일단 관객들을 끌어와야 되니까. 그러면서 조금 더 어려운 것도 할 수 있고. 이게 다 밸런스인 것 같은데 앙상블 디토가 그 역할을 했었죠. 옛날에.

김수현 기자 : 근데 클래식 연주 음악이 어렵고 지루한 게 팩트이면 왜 하세요?

대니 구 바이올리니스트 : 관객들이 다 다른 삶을 살고 왔잖아요. 어떤 사람은 회사에서 혼나고 왔고 어떤 사람은 아기를 키우다 지쳐서 왔고, 다 다양한 삶에서 왔는데, 바이올린 클래식 곡들은 가사가 없잖아요. 똑같은 홀에서 똑같은 음악을 들으면서 자기만의 가사를 쓸 수 있고 자기만의 힐링을 할 수 있는 게 클래식 음악의 매력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점점 갈수록 답이 정해져 있는 세상이 오고 있잖아요. AI 시장이 너무 커지고 있고 항상 답이 있는데, 클래식 음악은 답이 없어요. 정해진 루트가 없고, 5분이 될 수도 있고 50분짜리 곡이 될 수도 있는 거고. 그 '모르는' 매력이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클래식 음악만의 마법과 매력이 확실하게 있는 것 같아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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