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보셨던 물막이판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장마철 침수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 설치한 곳이 많지 않다고 하는데, 설치가 더딘 이유가 뭔지 박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22년, 태풍 '힌남노'로 주변 하천이 범람하며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됐습니다.
이 사고로 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주차장이 완전히 물에 잠기기까지 걸린 시간은 25분에 불과했습니다.
빗물에 아파트가 침수되는 사고는 비일비재합니다.
피해가 되풀이되지만, 물막이판이 설치된 곳은 많지 않습니다.
화재보험협회가 전국 다중이용시설 등 4만 6천여 곳을 조사한 결과, 물막이판이 설치된 곳은 984곳, 약 2%에 불과했습니다.
효과는 어떤지 실험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성인 3명이 6분 만에 7m 폭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 입구에 물막이판을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수조를 설치한 뒤 물을 채워 봤습니다.
외부에는 이미 50cm 넘게 물이 차 있지만 차수막 너머로 흐르는 물은 많지 않습니다.
물막이판은 시간당 40ℓ 이내로 넘치는 물의 양을 제한해 배수펌프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게 해줍니다.
[윤완혁/아파트 주민 : 비탈이 있으니까 물이 많이 흐를 거 아니에요. 차는 밑에 있고. (설치하니) 마음이 놓여요.]
이렇게 침수 방지 효과가 크지만, 설치 비용이 1천만 원 정도로 비싸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재지구·자연재해 위험지구에만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돼 있는 규정의 한계도 있습니다.
[이영규/한국화재보험협회 책임연구원 : 물막이 설비를 설치해야 되는 의무 대상이 매우 적습니다. 지하주차장인 경우는 물막이 설비가 의무적으로 (설치돼야 합니다).]
또, 어떤 상황에서 물막이판을 설치해야 한다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현장 관리자가 판단하고 책임져야 합니다.
[아파트 관리 직원 : 홍수통제소나 시청을 통해서 연락이 올 거예요. 금방 오진 않을 거 아니에요 물이. 막으라고 하면 그때.]
홍수 위험이 있을 때는 건물 관리자에게 위험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시스템 마련도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박춘배, 디자인 : 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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