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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90m 포르도 핵시설, 벙커버스터로 공략하려면

지하 90m 포르도 핵시설, 벙커버스터로 공략하려면
▲ 미군 B-2 전략폭격기가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을 투하하는 장면

이란 핵시설 중 가장 비밀스럽고 보안이 철저하며 공격이 어려운 곳은 곰 주(州) 산악지역 마을 포르도 근처 산 속 지하에 있습니다.

이 시설의 공식 명칭은 '샤히드 알리 모하마디 핵시설'이며, 2009년에 그 존재가 처음으로 알려졌으나 위성 사진 분석 결과 공사는 2002∼2004년께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포르도 지하 핵시설의 정확한 규모와 성격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원심분리기가 다수 설치된 우라늄 농축 시설이라는 점과 지하 깊은 곳에 있어 공격이 매우 어렵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이란 당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2009년 10월 이 시설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원심분리기 3천 기를 설치할 수 있는 규모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이란은 근처에 있는 나탄즈 핵시설 등을 겨냥한 "군사공격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예비시설로 이 시설을 건립했다고 말했습니다.

2015년에 체결됐던 이란 핵합의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기한 2018년에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그간 수집했던 이 시설 관련 정보를 일부 공개했습니다.

일단 이 지역 위성사진에서 보이는 것은 산 속으로 들어가는 터널 5개, 지원 건물로 보이는 구조물, 그리고 상당히 넓은 지역을 둘러싸고 있는 보안 경계가 전부입니다.

최근 IAEA 보고서들은 이란이 포르도에 약 2천700대의 원심분리기를 설치했으며 농축 우라늄의 순도를 준(準)무기급인 60%까지 높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가 있는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포르도 핵시설이 계속 가동된다면 이란이 현재 보유 중인 60% 농축우라늄을 이용해 무기급인 90% 농축우라늄 233㎏를 단 3주 만에 만들어낼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핵무기 9기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의 핵물질입니다.

포르도 핵심 시설들은 산악 지형 깊은 곳에 묻혀 있으며, 그 깊이는 80∼90m로 추정됩니다.

이는 이스라엘군의 무기로는 공략이 불가능한 수준이며, 미국이 지닌 재래식 폭탄 중 가장 관통력이 크며 60m 깊이까지 파고 들어갈 수 있는 'GBU-57' 폭탄을 동원하더라도 단번에 뚫을 수는 없는 깊이입니다.

GBU-57은 현재 공개된 벙커버스터 중 최신식으로, 전작(BLU-109)보다 10배 더 강력한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고 미 공군은 소개합니다.

이 폭탄의 무게는 한 발에 약 14t에 이르며 현재로서는 미군의 B-2 스텔스 폭격기로만 운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공군은 시험비행을 통해 B-2 한 대로 GBU-57 최대 두 발을 실어 나를 수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포르도 핵시설을 공습으로 파괴하려면 이스라엘군이 아니라 미군이 직접 나서야만 하며, 똑같은 투하 지점에 폭탄 여러 발을 반복해서 투하해야만 성공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예히엘 레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지난 16일 미국 메리트TV 인터뷰에서 "공중에서 폭탄을 떨어뜨려 포르도 핵시설을 없애려면, 그런 폭탄을 가진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는 미국이다. 그리고 그런 길을 실제로 택하든 그러지 않든 결정은 미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공중에서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며 "포르도를 처리할 수 있는 다른 길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ISIS 소장은 포르도 핵시설을 무력화하기 위해 반드시 주요 핵심부를 직접 폭격으로 파괴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CNN에 지적했습니다.

만약 이스라엘군이 터널 입구와 환기시설과 전력공급 시설을 파괴하면 적어도 몇 개월간은 이란이 포르도 핵시설을 가동할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는 포르도 핵시설이 이란의 핵계획에서 핵심적 역할을 차지하긴 하지만 퍼즐의 한 조각에 불과하다며 "포르도를 파괴한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이란이 포르도와 나탄즈에 배치하지 않은 원심분리기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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