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 좌석이 많은 첼시-LAFC 경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 예상보다 저조한 관중과 섭씨 32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로 개막 초반부터 흥행몰이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입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오늘(17일) "첼시와 로스앤젤레스(LA) FC의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이 치러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에는 7만 1천 석 가운데 2만 2천137석만 찼다"며 "5만 석이 빈 채로 경기를 치렀다"고 전했습니다.
첼시는 2년 전 같은 경기장에서 펼쳐진 뉴캐슬과 프리미어리그 서머 시리즈에선 7만여 명이 넘는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른 바 있습니다.
첼시를 지휘하는 엔초 마레스카 감독은 BBC와 인터뷰에서 "경기장 분위기가 좀 이상했다. 관중석이 거의 비었다"며 "하지만 우리는 프로 선수들인 만큼 이런 분위기에도 적응해야 한다"고 아쉬워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평일 낮 경기로 치러진 이 경기의 가장 싼 입장권은 우리 돈 6만 8천 원 수준이었습니다.
킥오프 이후에는 4만 8천 원 정도로 더 떨어졌습니다.
FIFA는 기존 7개였던 클럽월드컵 참가팀을 32개로 늘리면서 개최 시기도 매년이 아닌 4년 주기로 바꿨습니다.
더불어 총상금은 10억 달러(약 1조 3천551억 원)에 이르고, 우승팀은 최대 1억 2천만 달러(1천6천261억 원)까지 챙길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는 1년 앞으로 다가온 2026 북중미 월드컵의 '리허설 무대'여서 대회 흥행 여부에 더 관심이 쏠렸고, 대회 초반 흥행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인터 마이애미(미국)와 알아흘리(이집트)의 개막전에는 6만 927명의 관중이 들어찼고, 파리 생제르맹(프랑스)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의 경기에는 8만 619명이 운집했지만, 나머지 경기들은 2만~4만 명 수준입니다.
흥행 부진의 이유에 대해 미국 취재진은 FIFA의 마케팅 부족과 미국의 도시별 축구 선호도 차이를 지적했습니다.
무더운 날씨 역시 선수들을 괴롭히는 요소로 떠올랐습니다.
어제 치러진 PSG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는 섭씨 32도의 무더위에 펼쳐졌습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마드필더 마르코스 요렌테는 ESPN을 통해 "정말 경기하기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너무 더웠다. 발가락이 화끈거렸고 발톱까지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도 "경기 시간대는 유럽 팬들에게 좋지만, 선수들은 고통스러웠다. 경기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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