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우리 몸에서 보통 사망이라고 하는 건 '심장이 멈추고 또 호흡이 멈추고 거기에 따라서 중추 신경계도 멈춘다' 이 의미인데, 처음에는 축 늘어져요. 그게 1차 소견이에요. 물론 이제 그때는 모든 근육이 이완되기 때문에, 예를 들면 우리 지금 항문 조임근이라고 우리 실례 안 하게 하는 그런 것도 있고. 우리가 밥을 먹고 거꾸로 물구나무 서도 안 쏟아지거든요, 왜냐하면 식도와 위 사이에 조임 근육도 있고.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전혀 의식은 못하지만 그런 모든 조임 근육까지 모두 긴장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사망하게 되면 근육이 탁 풀리고 그러면서 뭐 변도 나올 수 있고요.
그러다가 이제 시간이 지나면 처음에 1시간에서 한 2시간 반까지는 시신이 따뜻합니다. 시간이 좀 지나면 어떻게 되냐? 가장 먼저 변하는 거는 체온이 떨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흔히 문학 작품이나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온기가 하나도 없었다'.
그러면서 또 어떤 게 생기냐면 시반(屍斑)이라고, '반'은 '점'이라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사람이 누워서 사망하게 되면 그 중력 아래 방향으로 혈관의 혈액이 굳어요. 신체 전체적으로 중력 아래 방향으로 불그스름하게 또는 검붉게 반점이 생겨요. 그래서 겉에서 보면 '어 반점이다' 검붉은색으로 보이게 되고요.
그 다음에 시강이라는 게 있습니다. '강'자가 '단단할 강'자예요. 그래서 시강이라는 게 뭐냐면 처음엔 근육이 풀렸잖아요? 그런데 이게 딱딱해지는 거예요. 이대로 굳어가고. 그래서 처음에는 시신이 이완한다. 근데 시간이 가면 체온이 떨어지고 시체에 반점이 생기고, 시체가 딱딱하게 굳는 시강이 생긴다.
만약에 눈 뜨고 돌아가신다.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안 감겨 드리면 불과 2시간 3시간만 지나도 시강 때문에 근육이 굳어버려요. 그러니까 이것도 타이밍이 있죠.

Q. 심장이 멈추면 모든 장기가 다 올스톱인가요?
그렇진 않아요. 그게 제일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는 거예요. 우리 몸의 세포가 37조 개에서 모델링에 따라 50조 개까지 얘기하는데 심장은 기껏해야 1억 개도 안 되거든요. 그런데 심장이 멈췄다고 나머지가 다 멈추는 게 맞냐? 그런 합리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2019년도에 미국의 예일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어떤 실험을 했냐? 돼지를 갖고 키우다가 목을 쳤어요. 이미 죽은 돼지예요. 그런데 이 돼지의 뇌를 꺼냅니다. 그리고 거기서 미리 만들어 놓은 장치인 브레인 엑스(BrainEx)라는 장치에 혈관을 연결해서 헤모글로빈, 혈색소 기반의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했어요. 죽은 지 4시간 만에. 근데 그랬더니 뇌의 일부의 순환이 돌고 일부의 뇌의 기능이 회복된 거예요.
자, 그러면 4시간이나. 물론 골든타임이라는 얘기 들어보셨을 거예요. 심장이 멈췄을 때 환자의 뇌 손상을 최소화하려면 최소한 몇 분이다 몇 분이다 하는 게 골든타임이잖아요. 그런데 일부가 살아난 걸 보면 이게 이제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발칙하게 생각하면 '죽은 지 4시간이나 지났는데 일부가 순환이 되고 일부의 기능이 살아났다고?' 그렇다면 뇌에서 산소가 끊겨도 오래 버티는 부위가 어디냐 물어보시면 발달 순서. 오래된 뇌엽, 특히 청각이나 뭐 이런 쪽에 있는 것들은 발달 단계에서 굉장히 오래전부터 있던, 그런 데는 좀 더 오래 버틸 수 있거든요.
실질적으로 그렇다면 우리가 사망하기 전에 한 2주간 섬망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요 누워서. 대부분 잘 모르시는데 주마등이 그때 펼쳐질지도 모르죠.
* 섬망 : 뇌의 전반적인 기능장애가 발생하는 증후군. 환시, 주의력 저하, 의식 수준, 인지 기능 저하 등을 특징으로 함
그리고 아니면 우리가 임종을 채 지키지 못했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아직도 따뜻해. 그때 옆에서 귀에 대고 울기만 할 거냐? 하고 싶은 말 많이 있을 수 있죠. 엄마 고맙다고, 40년 뒤에 늙수그레한 딸 봐도 꼭 알아봐 달라고, 사랑한다고. 아버지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 엄마랑 여동생은 내가 잘 돌볼게요 얘기할 수 있는 거.
그러면 그게 되느냐? 일단은 검증할 수 없죠. 그렇지만 가능성은 있다. 귀에 대고 얘기하라 뭐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러니까 아까 하신 말의 정답은 없지만 심장이 멈춘다고 해서 모든 장기가 셧다운되지 않는다. 왜냐? 2019년 예일대 논문 이후에 2년 뒤에 다시 예일대학에서 다른 장기도 살려냈습니다.

"초고령화, 의료 감당 안 돼" 대한민국이 죽어가는 이유
아직 젊지만 우린 끝이 있기 때문에, 그 끝이 언젠가 오는데 사실은 아무도 몰라요. 50년 뒤에 올지 70년 뒤에 올지. 여기 있는 분들은 80년 뒤에 올지도 모르는데, 너무나도 긍정적인 멘트 '100세 시대'. 모든 사람이 100세를 사는 건 절대 아닙니다.
Q. 남녀노소 다들 죽음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이 많이 생기는 것 같은데요. 한국은 앞으로 죽음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선 우리나라는 뭐 지금 인구가 5100만 명이 넘게 있는데요. 잘 아시다시피 1955년부터 1974년까지 1·2차 베이비 붐 세대를 겪으면서 정말 많은 사람이 태어났어요. 평균 80만에서 90만 명 가까이가 태어나서 그런데 이걸 좀 더 확장해 보면 1955년에서 1983년도 생까지. 왜 1983년생이냐? 이게 이제 국민학교를 마지막으로 졸업한 세대. 그래서 1955년부터 1983년도까지 우리나라 인구가 2400만 명 정도 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이런 겁니다. 지금 매년 35만 명 정도가 돌아가세요. 그런 트렌드를 보이고 있습니다. 1년에 몇 명 태어나죠? 23만 명 정도 태어납니다. 그러면 태어난 사람보다 돌아가신 분들이 더 많죠. 이게 2019년 이후에 우리나라의 특징적인 건데요, 우리나라는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보다 돌아가시는 분들이 더 많은 나라예요. 원래 이랬냐? 아니에요.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어요. 아까 1955년부터 1983년까지 이 30년간 정말 많은 사람들이 태어났어요. 그래서 국민학교를 다닌 출생자들은 우리 인구의 거의 반 가까이가 되는, 그리고 대한민국의 영광을 함께 일군, 그리고 그 영광을 함께 목도한, 그리고 선진국이 된 우리나라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그런 세대였어요.
근데 문제는 이제 그분들도 나이가 든다는 거예요. 나이가 들어가요. 그러면 지금 30만 명 죽는 시대에 의료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직 잘 모르시죠? 아프지 않으니까. 근데 아마 부모님을 모시는 지금 1970년대생, 1980년대생들은, 부모님이랑 병원 같이 가는 분들은 아실 거예요. 우리나라 괜찮아요. 우리나라 좋은 나라입니다. 의료비의 우수에 비해서 가격도 굉장히 합리적이고요. 이거는 1955년에서 1983년까지 이 대한민국에 지금 열심히 활동하고 하신 분들의 노력, 우리의 노력 때문에 굉장히 많은 분들이 잘 커왔고 이랬기 때문에 혜택을 본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이제 20대가 지금 몇 명이냐는 거죠. 딱 반이 태어났어요 50만 명대. 그러면 생각해 보면 아이를 조금 낳았구나 알 수 있고, 그러면 그분들이 나중에 노인이 됐을 때 돈을 대줄 사람은 그분들이 다시 50대가 되는 건데 자식들이 그분들이 반이라는 거예요.

생각해 보세요. 위에 거의 매해 80만~90만 명이 태어난 분들이 이제 노인이 되는데 실제 돈 낼 사람은 50만~60만 명이에요. 근데 그 50만~60만 명도 또 안 좋은 게 지금 태어나는 친구들이 25만 명이 안 돼요. 딱 그럼 지금의 아주 우수하다고 지금 만족하는 서울대학교병원 삼성병원 아산병원,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그 병원에 과연 예약이 될 거냐부터 과연 지금 인프라가 100만 세대가 노인이 될 때 유지될 거냐? 어렵죠.
그래서 매해 건강보험료가 늘어난다는 건 지금 20대 분들은 잘 모르시지만 지금 50대 분들은 정말로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요. 매해 건강보험료가 어마어마하게 오르고 있어요. 큰 문제입니다. 다가올 미래인데 사실 아무도 생각 안 해요. 왜냐면 죽음은 너무 끔찍한 얘기라 이야기하기 싫거든요. 하지만 피할 수 없고 호모 사피엔스라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되는 마지막 순간이라는 게 있는데, 그거를 도외시하고 그냥 우리가 영원히 살 것처럼 한다면 한국 자체로도 큰 문제고 굉장히 준비가 안 된 마지막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좀 신중하게 장기적으로. 왜냐하면 아직까지는 시간이 좀 있으니까요, 장기적으로 고려해서 준비를 해야 된다. 좀 생각해 보고 좀 같이 의논해 보자 이런 거죠.
40년 함께한 아내의 숨 직접 끊은 남편...지금부터 죽음 준비해야 하는 이유
Q. 그러면 잘 죽는 죽음을 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잘 죽는 죽음은 너무 말이 무서운데요. 그래서 제가 그래서 오늘 여기를 출연하게 된 거죠. 실제 제가 만났던 분들 중에 가장 좀 안타까운 분이 있었는데, 굉장히 행복하게 그러니까 누구나 봐도 부러워하실 만한. 부부 간에 사랑하는 느낌, 뭐라고 불러도 되는데 굉장히 좋은 삶을 살고 있었던 부부가 있었어요. 아이는 없었지만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고 꿋꿋하게 잘 살아가던 부부였는데 어느 날 아내분이 그만 폐암에 걸리게 됩니다.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암이라는 거는 요즘 많이 낫습니다. 약도 많이 좋아졌고요, 치료를 조기로 하면 되는데 좀 늦게 발견이 된 거예요. 헌신적으로 두 분 다 열심히 맞서 싸워서 노력했지만 7년 정도가 흐르면서 더 이상 약재가 듣지를 않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여성분은 아내분은 고통 속에서 굉장히 힘들어하셨고, 아마 펜타닐이라는 말 들어보셨을 거예요. 이거 마약으로서 큰일이다 이럴 때 쓸 수도 있는데, 이게 원래 오리지널로는 암 환자분의 통증을 잡기 위해 쓰는. 암성 통증이 사실은 굉장히 참기 힘든 통증입니다. 그 정도로 굉장히 심한 통증에 쓰는데, 사실은 점점 마지막이 다가올수록 펜타닐마저도 잘 안 듣습니다. 그래서 주사제인 약물을 써야 되는데 그게 이제 호스피스에서 쓸 수 있는 거예요.

근데 이제 이분이 너무 고통스러워하니까,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고 겪어보신 분들은 알지만 그녀의 고통을 덜어줘야겠다고 생각하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본인은 이거에 대해서 당연히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내게 됐으니까, 스스로 자해를 해서 떠나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때 노모의 '며느리가 걱정된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어머니를 두고 먼저 떠난다는 거는 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다고 생각하고 자수를 하게 됩니다. 물론 아내의 시신은 검시에서 남편에 의한 사망이 최종적으로 확인이 됐고요.
결론적으로 이 사례를 보면 너무나 안타깝죠.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사실상 가장 행복했던 부부, 사실 객관적으로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조건이었어요.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어. 그런데 이제 그런 그런 면에서 죽음이 준비가 되는 건가 과연? 어떻게 해야 되나?
사실 이거는 제가 오늘 하루 말씀드려서 해결될 문제가 전혀 아니고요, 곰곰이 생각해 보고 이거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마지막을 잘 마무리해야 돼요. 진짜 훌륭한 소설가는 엔딩도 잘 구상해 놓고 쓰잖아요. 그렇듯이 우리가 마지막을 어떻게 보낼 건가를, 뭐 계획대로 될지는 잘 모르지만, 우리가 열심히 사는 이유가 우리가 행복해지고 우리의 삶을 좀 더 품격 있고 품위 있게 그리고 잘 보내기 위해서잖아요. 그렇다면 끝도 우리가 잘 구상해 놔야 되겠다 이런 생각에서 말씀드렸습니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 지금 '유언 노트'가 필요한 이유
Q. 직장인들이 최근 통계에 보니까 인간관계 스트레스 1위가 직장이라고 하더라고요.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 분명히 맞아요. 실질적으로 출근이라는 게 굉장히 스트레스예요. 우리 새벽에 스트레스 호르몬이라는 게 부신에서 나오게 되는데, 사실 출근하기 직전에 가장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스트레스 유발성 심장 심근병증이라는 병이 있거든요. 타코츠보 심근증이라고 부르는데, 일본에서 처음 발견됐어요. '타코'가 일본어로 뭐죠? 문어. '츠보'가 문어 잡는 항아리입니다. 우리 통발이라고 부르는 거 있죠? 그렇게 생긴 항아리인데, 원래 심장이 이렇게 통통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이게 납작해지고 바깥쪽이 통발처럼 부풀어 오르는 거죠. 그렇게 갑자기 심장이 쥐어짜집니다. 이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그렇게 될 수 있는데, 심장이 원래 통통해야 되는데 쥐어짜지는 거예요.
* 타코츠보 심근증(상심 증후군):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했을 때 좌심실이 수축되어 좌심실 위쪽이 부풀어 오르는 증상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은 스트레스를 굉장히 받는 경우, 직장 상사의 채근이라든지 질책이라든지 아니면 본인의 의무 때문에 밤을 샌다든지. 가장 몸에 안 좋은 게 2급 발암물질인 수면 부족이거든요. 그런데 늘 직장인들은 수면 부족에 취하게 되고, 이걸 이겨내려고 에너지 드링크를 먹게 되고 커피를 마시고, 이러니까 계속 악화가 되는 거예요.
사실 근데 우리가 직장인한테 멈추라고 얘기하기가 어려운 게, 맡은 임무가 있고 또 완수해야 되는 의무가 있고 또 욕심도 있고, 생계 그리고 부양 이런 거가 당연히 우리의 어깨에. 저도 아이도 키웠고 오랫동안 아내도 같이 가족을 이루고 있으니까 이 모든 게 누구에게나 갈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춰야 될 때가 있습니다.
제 말은 죽음을 가까이 두자는 말은 아닙니다. 죽음을 항상 가까이 친구처럼 지내자 그건 절대 아니고요. 좋은 죽음이란 건 결국 좋은 삶을 의미합니다. 다만 내 삶을, 이 소중한 삶, 내가 나를 아끼는 이 삶을 좀더 잘, 좀더 좋게 운영하려면 사실은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그중 하나가 죽음의 준비라고 생각하고요.
제가 책을 낸 것도 이거 갖고 돈을 많이 벌겠다 이런 건 아니고요, 사실은 저도 이 직업을 하다 보니까 주변의 많은 분들이 더 준비되지 않는 죽음으로 뭐라고 그럴까요? 굉장히 훌륭한 삶을 사셨는데 안타깝게 '아, 많이 아쉬워할 것 같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좀 아쉬워하지 않고 조금 더 후회 없는 삶을 보낼 수 있게 준비하기 위해서.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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