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트럼프, 네타냐후에 말발 안 먹혔나…2기 집권에 최대 외교 위기

트럼프, 네타냐후에 말발 안 먹혔나…2기 집권에 최대 외교 위기
▲ 4월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교 분야에서 2기 출범 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13일(현지시간) 이란을 상대로 끝내 대규모 공습을 강행하면서 그간 외교적인 방법으로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하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파기 이후 다시 이란과 협상에 나선 상태였습니다.

우라늄 농축 문제로 협상은 진통을 겪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타결에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다면 핵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양국 간 충돌이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에다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이 각각 장기화하던 와중에 백악관으로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전쟁을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해 왔으나 오히려 '두 개의 전쟁'이 자칫 '세 개의 전쟁'으로 치닫게 되는 상황을 우려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직접적인 이익과 관련 없는 외국의 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데 회의적인 인사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라인을 장악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에 일조했다는 평가입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공습 움직임이 구체화됐던 지난 4월 초 중동 내 미군을 총괄 지휘하는 중부사령부의 마이클 에릭 쿠릴라 사령관을 이스라엘에 보내 계획을 보류하라는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을 막기 위해 설득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습니다.

공습 직후 트럼프 행정부가 낸 공식 반응에도 이 같은 당혹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입니다.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해 군사행동을 단행했고, 미국은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란은 미국을 공격해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동맹국 이스라엘에 대한 방어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고, 미국을 끌어들이지 말라는 경고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자위권이 언급되긴 했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기본적인 지지 표현조차 배제된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입니다.

전통적으로 친(親)이스라엘 성향이 뚜렷한 공화당의 정치인들은 이란에 대한 공습에 공개적으로 지지입장을 밝혔습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관계가 악화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이스라엘이 공습 계획을 사전에 미국에 알렸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미국 내 정치적 혼란이 가중된 시점에 단행됐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에겐 부담이 되는 대목입니다.

현재 미국에선 로스앤젤레스(LA)의 불법 체류자 단속 항의 시위 사태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군 병력 투입으로 반(反) 트럼프 여론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중동에서 전쟁에 휘말리고, 미군을 파병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지지 기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딥빽X온더스팟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