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일희
이일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2년 만의 우승에 성큼 다가섰습니다.
이일희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베이 코스(파71)에서 열린 숍라이트 클래식(총상금 175만 달러) 2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쳤습니다.
중간 합계 11언더파 131타를 기록한 이일희는 사이고 마오, 후루에 아야카(이상 일본), 엘리자베스 소콜, 제니퍼 컵초(이상 미국) 등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랐습니다.
전날 공동 선두에 나선 데 이어 단독 선두로 올라선 이일희는 남은 최종 라운드에서 선두를 지킨다면 2013년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 제패 이후 12년 만에 LPGA 투어 정상에 오르게 됩니다.
올해 36세인 이일희는 2018년 이후 시드가 없어 투어 대회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연간 1\~2차례 출전 기회를 활용해 선수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올해도 예선을 거쳐 출전한 US여자오픈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출전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투어 카드를 단숨에 확보할 수 있으며, 톱10에만 들어도 다음 대회 출전 자격을 얻게 됩니다.
전날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잡아냈던 이일희는 이날도 버디 5개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8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일희는 전반에만 4타를 줄였고, 1번 홀부터 7번 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가다 8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고 3퍼트까지 이어져 더블보기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9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1타를 만회했습니다.
경기 후 이일희는 "오늘은 정말 완전히 다른 날이었다.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고 어제처럼 그냥 즐기자고 생각했다. 전반에 버디도 잡아내고 즐겁고 행복했다"면서 "후반에 허리에 통증이 좀 셌다. 보통 2라운드쯤 되면 늘 그러긴 한다. 치료받고 나면 내일은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17번 홀인가 18번 홀쯤에서 리더보드를 보고 '아, 나 일요일에도 경기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게 참 기뻤다"며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더 기대하는 것 같다. 나는 지금 꽤 차분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일희는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라면서도 "하지만 결과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따라오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골프 자체를 즐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어 "(동갑) 김인경과 (옛 세계랭킹 1위) 쩡야니 등 많은 친구가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며 웃었습니다.
한편, 올해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 우승자이자 US여자오픈에서도 공동 4위에 오른 사이고 마오는 6타를 줄이며 이일희를 1타 차로 추격했습니다.
사이고는 3번 홀(파5)에서 214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이 홀에 빨려 들어가는 앨버트로스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시즌 LPGA 투어에서 나온 세 번째 앨버트로스입니다.
2023년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루에는 5언더파 66타를 기록하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전날 이일희와 공동 선두였던 엘리자베스 소콜은 2타를 줄이며 생애 첫 우승의 희망을 이어갔고, 컵초는 이날 7언더파 64타로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하며 선두권에 합류했습니다.
이일희와 동갑내기이자 LPGA 투어에서 꾸준히 활약 중인 이정은은 5언더파 66타로 공동 6위에 올랐습니다.
한편, 첫날 이븐파로 공동 65위였던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는 이날 5타를 줄이며 공동 25위(5언더파 137타)로 순위를 끌어올렸습니다.
고진영은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52위(2언더파 140타)로 처졌고, 2오버파 73타를 친 윤이나는 합계 1오버파 143타로 컷 탈락했습니다.
6일 전 US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던 마야 스타르크(스웨덴)도 컷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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